"의리녀들 있어 '외쳐 조선'은 끝까지 갑니다"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 인터뷰
"코로나에도 객석 메우는 팬들에 감동"
"언젠가는 뮤지컬 영화로 만들고 싶어"
  • 등록 2020-03-16 오전 6:00:01

    수정 2020-03-16 오전 6:00:0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 갈증을 풀어줘서가 아닐까요? 매번 비슷한 내용과 캐스팅에 싫증난 뮤지컬 관객들에게 우리 공연이 무척 독특하고 신선했던 것 같아요. 우리 애들이 어린 나이에도 곧잘 하니까 기특했던 것도 있었던 것 같고요.(하하)”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하 ‘외쳐 조선’)의 인기 비결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 6일 서울 중구 신당동 PL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찾았다.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기자를 맞은 송 대표는 “팬들에게 줄 포토카드 작업을 하느라 밤을 샜다”면서 “외쳐 조선이 앙코르 공연을 시작한 후 부쩍 일이 많아졌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피곤했던 기색도 잠시. 그는 ‘외쳐 조선’ 얘기를 꺼내자, 빨개진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누가 봐도 무모한 도전이었다. 낯선 서울예대 ‘학공’(학생 공연) 원작에 주역 배우들은 모두 신예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송 대표는 뮤지컬 제작이 처음이었다. 성공보단 실패의 조건이 많이 갖쳐진 상황. 하지만 ‘외쳐 조선’은 놀랄 만한 ‘반전 스토리’를 쓴다. 입소문으로 서서히 관객을 불려가더니, 초연 폐막 즈음인 지난해 8월에는 매진 사례가 심심찮게 나왔다. 흥행 차트를 역주행한 ‘외쳐 조선’은 고희경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장의 제안으로 폐막 6개월 만인 지난 2월 앙코르 공연을 시작했다.

예상못한 깜짝 성공이었다. ‘외쳐 조선’ 지킴이를 자처한 열혈 팬들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송 대표는 “넉넉지 않아 홍보· 마케팅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도, 우리 공연을 아껴주시는 팬들이 마치 영업사원처럼 관객들을 모아 공연장을 찾는 걸 보고 감동했다”면서 “처음부터 한결같이 응원해준 팬들 덕에 앙코르 공연까지 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밤새 포토카드 작업에 참여하는 등 팬들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송 대표는 인터뷰 틈틈이 이 열혈 팬들을 ‘의리녀’라 불렀다.

상한가를 치던 ‘외쳐 조선’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를 만나 부침을 겪고 있다. 감염증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뒤로는 공연 중단 여부를 고민할 만큼 수익이 줄었다. 하지만 송 대표는 공연을 끝까지 끌고 가기로 마음 먹었다. 지난 달 25일 모든 배우들이 한 무대에 오른 ‘잔칫날’ 공연에 객석을 가득 메운 ‘의리녀’들의 함성 소리를 듣고는 ‘멈출 수 없다’고 결심했다.

송 대표는 “배우, 스태프와 회의 끝에 ‘단 한 명의 관객이 오더라도 우리는 무대에 서야 한다’라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배우도, 관객도 모두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대부분은 신인급인데, 공연이 취소되면 (이들이) 갈 곳이 없다”며 “세상이 망하지 않는 한 해결책은 나올 것이고, 앞으로 상황은 점점 호전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라고 부연했다.

스타 마케팅과 라이선스 공연이 주를 이루는 뮤지컬계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송혜선. 올해 60세를 맞은 그에게 도전하고픈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외쳐 조선’을 뮤지컬 영화로 제작하는 것이다. 태흥영화사 등 영화계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서편제’, ‘장군의 아들’ 등의 제작에 참여했던 그의 눈에 ‘외쳐 조선’은 영화로도 ‘될 성 부른 떡잎’이다. 송 대표는 “작품 곳곳에 영화적 상상력이 떠오르는 장면들이 무척 많아 욕심이 생긴다”면서 “언젠가는 ‘외쳐 조선’을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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