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 남아도는 오피스…올해도 회복 난망

[해외부동산 손실 현실화]②
미국 사무실 공실률 꾸준히 상승…사상 최고치
유럽도 라데팡스 중심으로 공실률 올라
금리 인하 시점 여전히 불확실…가격 회복 기대 어려워
  • 등록 2024-05-21 오전 7:20:00

    수정 2024-05-21 오전 7:20:00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에 가려져 있지만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문제 역시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여전한 리스크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금융시장 전반을 뒤흔들 리스크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부 기관투자자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욱 장기화하면서 이미 폭락한 해외 부동산 가치 회복은 올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19.8%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0.2%포인트가 오른 수치임은 물론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작년 11월 기준 2.25%였던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올해는 4.5%까지 두 배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4.9%까지 오를 것이라고 봤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늘어난 대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오피스 수요 축소 요인은 원격근무 활성화지만 공급 과잉은 2000년도부터 이어진 오피스 건설 붐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서 “따라서 공실률 고점 도달 시점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지난 2022년 5월 최고치인 129.7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연초에는 1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9년 4%대에 불과했던 프랑스 라데팡스 지역 사무실 평균 공실률은 작년 15%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총 56조4000억원이다. 이는 금융권 총 자산 대비로는 0.8%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금융권을 흔들어 놓을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 손실을 보고 있는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무시못할 규모다.

특히 이미 고금리 장기화로 충당금을 쌓아둔 일부 증권·캐피탈·저축은행 등에게는 투자 규모에 따라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더욱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 회복 역시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지역 중 북미 61.1%(34조5000억원), 유럽 19.2%(10조8000억원) 등 상업용 부동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망은 더욱 밝지 않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세로 부동산 시장 위기가 지속되는 것은 높은 오피스 공실률과 고금리 기조가 큰 원인”이라면서 “만기 도래 예정인 부동산 대출 규모를 고려하면 위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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