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무려 17개 우선주가 52주 신고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에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은 우선주가 전성기를 맞이한 것이다.
한쪽에서는 그동안 소형주에 밀려 덩칫값 못했던 대형주도 모처럼 어깨를 펴는 모습이다. 음식료와 섬유·의복 같은 내수주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전기전자, 철강금속 등 수출주는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런 변화는 2기 경제팀 출범에서 시작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최경환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 것이다.
가장 큰 관심은 배당이다. 그동안 워낙 한국 기업들의 배당이 적다는 지적이 높았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1.1%에 불과하다. 미국 다우지수의 2.2%, S&PP의 1.9%, 니케이225의 1.6%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한국 증시가 장기 박스권에 갇힌 이유를 논할 때 낮은 배당수익률은 단골 손님이었다.
배당을 높여야 한다는 압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최 부총리가 기업들이 내부에 쌓아 놓은 돈을 배당이나 투자로 이끌어낼 방안을 구상 중이라니 기업들 배당을 안 할 수 없게 생겼다.
환율 반등과 대형주의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내수주에서 수출주로 옮겨간 매수세도 계속될지 의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증시의 절반은 심리고, 심리는 정책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 인도의 모디노믹스로 두 나라 증시는 랠리를 보였다. 실제로 이 같은 노믹스가 경기부양 효과로 이어질지 확인하기도 전에 증시는 기대감만으로 오른 것이다.
우리 증시도 당분간 최경환노믹스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다음 주면 하반기 경제운영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기살리기 위한 최 부총리의 ‘신의 한 수’가 증시에 어떤 선물을 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