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키우면 다 '삼시세끼'?" 은지원이 불평한 이유

  • 등록 2015-02-15 오후 3:37:11

    수정 2015-02-15 오후 3:37:11

KBS2 ‘인간의조건2’에 출연하는 가수 은지원(사진=KBS).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개 키우면 ‘삼시세끼’고 불 지피면 ‘1박2일’이냐?” 지난 13일 경기도 파주시. KBS2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2’에 출연하는 가수 은지원이 한 말이다. 현장공개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성 얘기를 묻는 자리에서 한 소신발언이다. 지난달 3일 ‘인간의 조건2’가 첫 방송된 후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를 비롯해 같은 방송사에서 방송 중인 ‘해피선데이’ 코너 ‘1박2일’을 섞어놓은 것 같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에 털어놓은 속상함이다.

‘인간의 조건2’에는 강아지인 똑순이가 나오고, 멤버들은 장작을 패 불도 지피고 밥도 짓는다. 은지원의 말처럼 개 등 동물을 키우는 게 ‘삼시세끼’만의 소재는 아니다. 야생의 혹독함을 다룬 것도 ‘1박2일’에서만 보여준 건 아니다. 일부 네티즌의 혹평이 지나친 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조건2’에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시즌1과 달리 프로그램만의 색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조건’ 시즌1은 ‘휴대전화 없이 살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 특정 미션에 집중해 도시인들이 무심히 놓치고 사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했다. 정서적 여운을 줬다는 점에서 즐겨보는 시청자도 적잖았다.

이를 실험의 장으로 바꾼 게 시즌2다. 집도 도심이 아닌 경기도 파주의 버려진 외딴 황토집으로 바꿨다. 제작진은 정해진 소액만 주고 출연자들이 직접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설치하는 미션으로 프로그램의 ‘야생 강도’를 높였다. 방송의 재미를 주는 축이 ‘야생’으로 더 기운 것이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시즌1보다 혹독한 환경에 내몰려 윤상현, 은지원, 허태인, 봉태규, 현우, 김재영 등 출연자들의 돌발 상황은 많아졌지만 여기서 나오는 웃음은 ‘개성’을 잃었다. 이미 ‘1박2일’과 SBS ‘정글의 법칙’ 등에서 봐왔던 웃음 포인트라서다. ‘인간의 조건’만이 지녔던 다큐 같은 관찰 예능의 소소한 재미가 야생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바뀌며 사라진 탓이다.

이를 두고 ‘인간의 조건2’를 연출하는 정미영 PD는 “시즌1이 일상 속 실험을 통해 진정한 인간의 조건을 찾았다면, 시즌2는 그 모든 조건을 종합한 ‘종합판’이자 삶에 적용해 보는 ‘실전판’”이라 설명했다. “모든 조건이 없는 삶 속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그러다 보면 진정한 인간의 조건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에서 시작했다”는 게 정 PD의 말이다. “아버지가 MBN ‘나는 자연인이다’를 즐겨보시는데 방송을 보며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말씀하는 걸 보고 우리가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닐까란 궁금증에서 시작했다”는 말도 보탰다. 실험과 자연의 야생을 아우르려 한 ‘인간의 조건2’ 제작진의 바람은 실현될 수 있을까. 윤상현 등 출연자들이 어떤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 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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