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맞은 전자·가전기업, 현금 축적 나섰다

삼성·LG·SK하이닉스, 3분기 현금자산 증가세
글로벌 경기 침체에 ‘돈맥경화’…유동성 확보
  • 등록 2022-12-03 오전 11:00:00

    수정 2022-12-03 오전 11:00:0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반도체와 가전 등 수요가 줄어들자 국내 관련 기업들이 현금 축적에 나섰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 시장의 ‘돈맥경화’와 고금리,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유동성 확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분기말 기준 44조5154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은 3개월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이다. 지난해말 39조314억원과 비교해 14% 늘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데일리 DB)
단기금융상품 규모도 증가했다. 지난해말 81조7089억원에서 올해 3분기 83조6468억원으로 23.7% 뛰었다. 단기금융상품은 만기가 1년 이내인 금융상품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나 환매조건부채권(RP), 정기예·적금 등이 포함된다.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은 128조1622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0년말 121조8242억원에서 지난해 120조7403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올해 전년말 대비 6.1% 증가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현금화가 쉬워 유동자산으로 묶이는데, 보통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파악할 때 쓰이는 회계계정이다. 이 금액이 높을수록 기업의 유동성이 풍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066570)도 유동성을 늘렸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말 6조515억원에서 올해 3분기 7조5676억원으로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기금융상품도 1464억원에서 1604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올해 3분기 둘을 합한 규모는 7조7280억원이다.

SK하이닉스(000660)는 유동성이 다소 줄었다. 단기금융상품은 지난해말 4746억원에서 올해 3분기 5682억원으로 19% 늘었으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조579억원에서 4조7192억원으로 6.6% 감소했다. 총 규모는 5조2874억원이다. 지난해말에는 5조5325억원이었다. 올해 3분기 유동성은 지난해보다 줄었으나 여전히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2018년에는 2조8728억원이었고 2019년 2조6043억원, 2020년은 3조4126억원이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들 기업이 현금을 비축해두는 건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으로 경제 전방위적인 침체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2.7%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근에는 2%대를 밑돌 수도 있다며 전망치를 수정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국내에서 레고랜드 사태(강원도 보증 공사채 디폴트)로 인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등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점도 현금 확보 분위기에 무게를 실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 나빠지고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현금을 쌓아 두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내년 경제가 좋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고 자금시장이 경색된 것도 큰 우려사항”이라며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기업들이 투자보다 현금 확보를 우선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