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의 두려움 버린 삼성은 강했다

  • 등록 2012-10-31 오후 9:23:00

    수정 2012-10-31 오후 9:23:00

삼성 안지만이 10월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한국시리즈 5차전, 2-1로 앞선 7회 2사 1,2루서 대타 대타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 아웃 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2001년 한국시리즈 때 일이다. 1차전은 삼성의 승리로 끝났지만 2차전은 비로 하루가 미뤄졌다. 당시 두산 소속이었던 한 야구인은 “우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다음 날을 준비했다. 하지만 삼성은 분위기 자체가 다르더라. 선수들이 먼저 ”예전에도 비만 오면 우리가 불리했다더라“며 지레 겁부터 먹더라. 그때 우리가 이길 거란 확신 같은 것이 생겼다”고 했다.

삼성은 정말 그랬다. 창단 이후 단 한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도 하지 못하던 시절, 전력에선 크게 뒤지지 않았지만 가을 잔치의 마지막 무대에만 서면 먼저 작아졌다. 20여년을 그렇게 “삼성은 정신력이 약한 팀”이라는 굴레 속에 있었다.

삼성이 비아냥을 벗어난 것은 2002년 한국시리즈서 첫 우승을 한 뒤 부터다. ‘불운’이니 ‘저주’니 하며 스스로를 옭죄던 것들이 결국은 실력이 부족해서 였음을 알게된 뒤, 삼성은 적어도 정신력이 밀려서 지는 일은 없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많이 지기도 하고 또 이겨도 보니 그제서야 알겠더라. 힘이 없어 졌을 뿐이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우리가 강하면 지지 않는다는 걸 이젠 팀의 모든 구성원들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10월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한국시리즈 5차전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 했다. 한번 이기고 지는 것이 특별할 것은 없다. 하지만 이날 삼성의 승리가 의미 있었던 건 스스로 먼저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달라진 삼성의 모습을 재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1,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패권을 눈 앞에 두는 듯 했다. 하지만 3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된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 두 경기를 잇달아 내주고 말았다. 10여년 전이었다면 심한 심리적 압박감에 흔들렸을 터.

그러나 지금의 삼성 선수들은 달랐다. 이제 승부가 원점이 됐을 뿐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화제가 됐던 SK 선수들의 화려한 세리머니에도 기가 죽기는 커녕 “SK 선수들이 뭔가 불안하기 때문에 더 동작이 커진 것”이라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말만 앞세운 것이 아니었다. 경기에서도 삼성은 특유의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선발 윤성환은 두배 이상의 부담을 안고 등판한 경기였음에도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2-1로 리드를 허용한 4회 1,2루서 박정권의 번트 시도 때 초구 느린 커브로 3루수 박석민이 충분히 쇄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노련함이 빛났다.

2-1로 살얼음 리드를 하고 있던 7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선 ‘믿을맨’ 안지만이 삼진 2개와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매조지하며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그리고 마무리는 오승환. 9회 첫 타자 최정에게 중월 3루타를 맞았다. 삐끗만 해도 동점이 되는 위기. 그러나 오승환은 이후 삼진을 무려 3개나 잡아내는 괴력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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