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연이어 유찰…해외채권 추가 발행 등 검토”

정일영 의원실에 회사채 유찰분석 자료 제출
전월 1.2조원 발행 시도…실제 발행량은 절반
금융시장 경색 여파…최근 3년 유찰 사례 ‘0’
  • 등록 2022-11-06 오전 10:58:04

    수정 2022-11-06 오전 11:00:44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전력공사(015760)가 최근 회사채(한전채) 발행이 연이어 유찰한 것은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금융시장의 급격한 경색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채권 추가 발행 등을 검토해 필요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한국전력공사 전남 나주 본사 (사진=한전)
6일 업계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은 정 의원실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회사채 유찰분석 자료를 제출했다.

한전은 지난달 17~26일 네 차례에 걸쳐 1조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으나 응찰액이 9200억원에 그쳤고 실제 발행량 역시 결국 목표액의 절반에 못 미치는 5900억원이 됐다. 급격한 발전 연료비 급등 속 회사 운영자금 마련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이례적인 일이다. 한전채는 정부가 지급 보증하는 AAA급 초우량 채권이고 금리도 높은 편이어서 최근 3년 유찰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늘 응찰액이 발행 예정액을 넘겼었다. 2020년엔 3조6000억원의 한전채 입찰에 2.7배인 9조8400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지난해도 10조7500억원 규모 입찰에 2.3배인 24조5000억원이 몰렸었다. 그러나 올해는 24조5500억원 규모의 발행에 1.8배 수준인 44조6000억원의 자금이 모이는 데 그쳤다. 특히 10월 이후엔 회사채 금리가 6%까지 올랐음에도 유찰 사례까 나타나고 있다.

한전은 이에 대해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급격히 경색하고 투자심리가 위축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가 지난 9월말 레고랜드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을 계기로 한국 채권 신용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으로 안 그래도 시중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가 한국 정부(강원도)가 보증한 채권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면서 국내외 투자자가 한국 기관·기업의 채권을 불신하게 된 것이다. 한전뿐 아니라 한국가스공사(036460),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사채 유찰도 함께 늘고 있다.

한전은 올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그에 따른 세계 에너지값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전 연료비가 평소보다 2~3배 뛰면서 올해 매출의 절반에 이르는 30조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들어 전기요금을 세 차례에 걸쳐 약 20% 인상했으나 2~3배 오른 원가를 메우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전은 결국 회사채 발행량을 늘려 이를 메우려 해 왔으나, 회사채 시장 불안 속 이 역시 녹록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역시 한전의 회사채 발행에 따른 채권시장 경색, 그리고 국가 전력 공급을 도맡은 한전의 채무불이행 상황을 막기 위한 다각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전 자금조달 방식 일부를 시중은행 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한전의 전력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한 SMP 상한제 도입과 절전 캠페인, 요금 현실화 등 방안을 추진·검토하고 있다. 한전 역시 6조원 규모의 자산매각·비용절감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한전은 자료를 통해 “해외채권 추가 발행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은행 차입 확대로 차입 재원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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