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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분사에 주가 급등…“독점적 구조 완화”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3월29일 홍콩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12.23% 오른 94.550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0일에는 2.49% 상승했다. 알리바바가 회사를 6개 독립 사업 단위로 재편하는 조직 개편을 선언한 이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장융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6개 독립 사업 그룹으로 재편, 각자 이사회를 설치해 그룹별 최고경영자(CEO) 책임제를 시행하고 조건을 갖춘 그룹은 독립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가 밝힌 조직 개편 목적은 빠른 의사결정에 따른 경영 효율성 제고다. 블룸버그는 알리바바의 조직 개편에 대해 “한 사람에게 의사결정권이 집중된 플랫폼 기업의 구조가 완화된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의 조직 개편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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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의 조직 개편으로 홍콩H지수가 중국 정부의 데이터 경제, 국유기업 개혁 관련 정책 호재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홍콩H지수엔 중국 국유 기업이 다수 상장돼 있지만, 줄곧 정부의 빅테크 기업 규제 불확실성으로 정책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는 평이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최초 알리바바 등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시작한 명분이 반독점이었기 때문에, 이번 알리바바의 분사 결정 이벤트가 정부 규제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빅테크 기업이 중국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데이터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기술적인 기반을 보유해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는 이벤트는 홍콩H지수의 상승 여력을 높이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콩H지수는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개혁 5대 산업으로 지정한 금융, 통신, 석유, 건설, 석탄에 해당하는 주요 기업인 차이나모바일, 페트로차이나 등이 있다. 국유 기업을 관리하는 국자위가 올해 평가 지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추가하면서, 이들 기업의 이익 개선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박 연구원은 “줄곧 금융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홍콩H지수의 발목을 잡아왔으나, 이번 알리바바 이벤트로 빅테크 기업이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데이터 경제 인프라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홍콩H지수가 올해 정부 정책의 핵심 전략에 부합한 구성을 보유하고 있어, 2분기에는 홍콩H지수가 본토 주요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KB증권은 2분기 기준 홍콩H지수의 상단을 7100포인트로 예상했으나, 7700포인트까지 상승 여력이 추가로 확보됐다는 판단이다. 다만 하반기는 2023년 대만 총통선거,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중 갈등에 따른 정치적 이슈가 홍콩증시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어, 본토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