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입 추진 '핑크 비아그라' 바이리시 성공할까?

발기부전치료제는 혈류 확장에 중점
여성용은 '성욕'에 초점 맞추지만
여성 성욕은 남성보다 복잡하다는 게 문제
위약 대비 큰 효과 못 얻은 건 한계
  • 등록 2019-07-18 오전 6:51:32

    수정 2019-07-18 오전 6:51:32

광동제약이 국내 발매를 추진 중인 여성 성기능장애 치료제 ‘바이리시’(Vyleesi).(사진=바이리시 공식 홈페이지 캡쳐)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제2의 ‘핑크 비아그라’(여성용 성기능장애 치료제)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동제약은 개발권을 확보한 여성 성욕장애 치료제 ‘바이리시’(Vyleesi)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음에 따라 국내 발매를 본격 추진한다.

바이리시는 여성 저활동성 성욕장애 치료제로 광동제약이 2017년 미국 팰러틴 테크놀로지스와 국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광동제약은 국내 발매 후 최소 10년간 국내에서 이 약을 팔 수 있다. 회사 측은 올해 3분기 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허가신청을 제출해 2022년 국내 발매를 목표로 한다. 미국에서는 올해 9월 중 출시 예정이다.

이 약은 성기능에 관계된 중추신경계의 멜라노코르틴 수용체에 작용해 성적반응 및 성욕과 관련된 경로를 활성화시킨다. 저활동성 성욕장애 환자 12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국 임상3상에서 위약 대비 성적 욕구 개선 및 낮은 성욕과 관련된 고통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 약은 피하주사 형태로 환자가 필요할 때 자가투약한다.

바이리시는 FDA 허가를 받은 두 번째 여성 성욕감퇴 치료제다. 첫 번째 약은 2015년 출시했던 ‘애디’(Addyi)로 욕구와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는 늘리고 성욕을 저하시키는 세로토닌 분비는 줄이는 방식이다. 애디는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비아그라, 시알리스 같은 남성 성기능치료제와 작용 기전 차이 때문으로 해석한다. 남성 발기부전치료제는 음경 해면체로 들어가는 혈류량을 늘려 발기를 가능하게 한다. ‘성욕’ 자체를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욕구가 있는 상태에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의 역할을 하는 것. 하지만 애디는 ‘욕구’를 끌어올리는 약이다. 이 약은 처음에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하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이 성욕증진의 부작용을 보이면서 방향을 틀었다. 문제는 뇌에 작용하다 보니 효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이었다. 이 약은 수 주~수 개월 지속적으로 약을 먹어야 효과를 낸다. 뇌 신경세포의 연결을 약물로 바꾸는데 그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 질병 중 그나마 약물치료가 잘 듣는 우울증도 보름 정도는 약을 지속적으로 먹어야 효과를 내기 시작한다”며 “애디가 실패한 이유도 바로 이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오래 약을 먹어도 애디가 임상시험에서 입증한 효과는 만족스러운 성관계 빈도를 월 1회 추가하는 정도였다. 애디는 효과는 적지만 부작용은 오심, 졸림, 현기증, 졸도 등이 보고됐고,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심각한 저혈압을 일으켰다. 약을 먹는 도중에는 알코올 섭취를 제한해야 해 불편이 컸다. 이런 부작용 탓에 애디는 2010년, 2013년 FDA의 문턱을 넘지 못하다 2015년 삼수 끝에 승인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바이리시가 애디보다는 편의성이 커지긴 했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을 못하는 분위기다. 바이리시는 성행위 45분 전에 투약한다. 이 약은 어떻게 멜라노코르틴 수용체를 활성화하는지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개발사 측은 뇌의 주요 수용체를 활성화해 신경계를 흥분시키고 억제력을 줄이는 것으로 추측한다. 임상시험 결과도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임상시험에서 일주일에 2~3번 바이리시를 쓴 환자들 중 25%가 성욕점수 상승을 보고했다. 하지만 비교군인 위약 환자군에서는 17%가 바이리시 정도의 성욕점수 상승을 보였다. 성교 시 고통감소 효과 역시 스트레스 수치가 1점 이상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바이리시 환자군은 35%였지만 위약군도 31%나 됐다. 만족스러운 성관계 횟수 비율은 두 그룹간 차이가 없었다.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남성 성기능 치료제는 ‘발기’에 초점을 둬 환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반면 여성용 치료제는 그 이전 단계인 ‘성욕’에 초점을 뒀다는 게 큰 차이”라며 “여성의 성욕은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한 과정을 거쳐야 해 단순히 특정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을 높인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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