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희망은 발견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이 부진한 고창성 기살리기에 나섰다.
두산은 전날(2일) 대구 삼성전에서 5-3으로 이겼다. 이기긴했어도 조금 찜찜한 경기였다. 5-0으로 앞서다 선발 니퍼트가 내려가면서 또다시 불펜이 불을 질렀기 때문이었다.
특히 8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창성이 1피안타 1사사구 2실점으로 무너졌다. 단 한 타자만을 잡아내는데 그쳤다. 올시즌 방어율은 14.40. 5이닝을 던지면서 8실점이나 했다. 국가대표로 뛰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이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이에 김진욱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고)창성이의 컨디션이 아직 저조한 것 같아 답답했다. 2군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다"며 날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당분간 고창성을 계속해서 중용할 생각이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 그 속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상수한테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정말 터무니없는 볼이었다. 다들 더이상 힘들겠다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장면에 대한 내 생각은 달랐다"고 했다.
자기 스윙을 제대로 한 볼이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고창성은 그간 체인지업때문에 고생을 했다. 원하는대로 제구가 들어가지 않으면서 자신감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론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주고 박한이에게 적시타까지 뺏기면서 아쉬운 투구를 했지만 그 과정만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김 감독은 "이전 같으면 타자를 잡기 위해서 자신이 없는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그것도 자기 팔 스윙을 다 해서 던졌다. 좋게 봤다. 결과는 나빴을 지언정 그렇게 자기 스윙을 하는 걸 유지해야한다고 본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나는 좋게 평가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고창성은 물론 서동환, 노경은 등 최근 불펜들이 불안했던 이유로 마인드의 문제를 지적했다.
"뭔가 잘 되지 않았을 때 해결 방법이 참 많은데 선수들은 나쁜 걸 하고 있었다. 잘 안되는 부분에만 빠져있는 것이다. 안되는 걸 가지고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고 안되는 건 반대로, 역관점으로 찾아들어가야한다. 당장 앞만 보기보다는 놓을 땐 놓아야한다. 가진 걸 다 버린다는 생각으로. 창성이도 스스로 마운드에 올라가서도 불안해 하는데 그런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고창성이 어떻게든 살아나야 두산 불펜도 덩달아 살아날 것이라 믿는 김 감독이다. 마음을 다잡은 고창성이 다음 등판에서는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