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 고창성에게서 발견한 희망

  • 등록 2012-05-03 오후 6:56:20

    수정 2012-05-03 오후 7:08:06

[대구=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얻어맞았어도 자기 스윙이 나왔잖아."

부진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희망은 발견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이 부진한 고창성 기살리기에 나섰다.

두산은 전날(2일) 대구 삼성전에서 5-3으로 이겼다. 이기긴했어도 조금 찜찜한 경기였다. 5-0으로 앞서다 선발 니퍼트가 내려가면서 또다시 불펜이 불을 질렀기 때문이었다.

특히 8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창성이 1피안타 1사사구 2실점으로 무너졌다. 단 한 타자만을 잡아내는데 그쳤다. 올시즌 방어율은 14.40. 5이닝을 던지면서 8실점이나 했다. 국가대표로 뛰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이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이에 김진욱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고)창성이의 컨디션이 아직 저조한 것 같아 답답했다. 2군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다"며 날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당분간 고창성을 계속해서 중용할 생각이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 그 속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전날 경기서 김상수와 맞대결 장면을 예로 들었다. 고창성은 선두타자 진갑용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 뒤 조영훈은 뜬공으로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김상수 타석에서 풀카운트 끝에 폭투를 허용하고 말았다.

"상수한테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정말 터무니없는 볼이었다. 다들 더이상 힘들겠다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장면에 대한 내 생각은 달랐다"고 했다.

자기 스윙을 제대로 한 볼이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고창성은 그간 체인지업때문에 고생을 했다. 원하는대로 제구가 들어가지 않으면서 자신감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론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주고 박한이에게 적시타까지 뺏기면서 아쉬운 투구를 했지만 그 과정만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김 감독은 "이전 같으면 타자를 잡기 위해서 자신이 없는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그것도 자기 팔 스윙을 다 해서 던졌다. 좋게 봤다. 결과는 나빴을 지언정 그렇게 자기 스윙을 하는 걸 유지해야한다고 본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나는 좋게 평가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고창성은 물론 서동환, 노경은 등 최근 불펜들이 불안했던 이유로 마인드의 문제를 지적했다.

"뭔가 잘 되지 않았을 때 해결 방법이 참 많은데 선수들은 나쁜 걸 하고 있었다. 잘 안되는 부분에만 빠져있는 것이다. 안되는 걸 가지고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고 안되는 건 반대로, 역관점으로 찾아들어가야한다. 당장 앞만 보기보다는 놓을 땐 놓아야한다. 가진 걸 다 버린다는 생각으로. 창성이도 스스로 마운드에 올라가서도 불안해 하는데 그런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런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었을까. 고창성도 마음을 비우겠다고 다짐했다. "야구를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젠 조금 편안하게 들어가려고 한다. 지금까지 계속 안되는 것만 생각하다가 조급해졌다. 그냥 마음 편하게 들어가려고 한다. 그것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고창성이 어떻게든 살아나야 두산 불펜도 덩달아 살아날 것이라 믿는 김 감독이다. 마음을 다잡은 고창성이 다음 등판에서는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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