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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허경영입니다"…얼마나 들까?

"안녕하십니까 허경영입니다" 전화
매월 1억원 가까운 ARS 비용 추정
내부에서는 '지지율 올랐다' 만족
함량미달 대선 후보 헛발질에 반사이익
  • 등록 2021-12-18 오전 10:30:00

    수정 2021-12-18 오후 12:47:05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안녕하십니까 허경영 대통령 후보입니다”라는 소개 말로 대선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ARS 음성 메시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건네는 이 전화를 하면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총재는 얼마를 쓸까.

여의도 국가혁명당 당사 앞 로고
이데일리가 허경영 총재 측과 통신 업계 등을 문의해본 결과 한 달 최소 1억원에서 최대 2억4000만원까지 드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계산 과정은 다음과 같다.

국가혁명당 측에 따르면 허경영 총재의 음성이 담긴 ARS는 녹음된 음성 메시지로 불특정 다수에게 간다.(정확히는 전화를 건다.) 과금 기준은 받는 사람이 ‘10초 이상 들고 있었을 때’다. 9.5초만에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면 과금 기준이 안되는 식이다.

허 총재가 ARS 대행을 맡긴 업체는 여론조사·컨설팅 업체다. 전화를 받는 이의 전화번호도 이 업체가 보유하거나 확보한 DB로 추정된다.

혹자는 허 총재의 전화가 하루 5000만통 간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하루 5000만통 ARS를 걸 수 있을 만큼의 시스템을 갖춘 조사 업체가 있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허 총재 측은 다른 선거 캠프와 비슷하게 ARS 통화 성공 횟수나 문자 전송 건 수를 기준으로 충전해 놓는다. 단체 문자를 보내기 전에 보낼 문자 양을 미리 사놓는 식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국가혁명당 관계자는 “1200만회를 기준으로 한다”고 말했다. 통화 건 수 한도를 1200만회로 업체 측과 계약을 한 것이다.

쉽게 말해 “안녕하십니까 허경영 대통령 후보입니다”라는 전화를 받은 사람이 10초간 끊지 않는다면 충전된 통화 건 수 1200만건에서 1이 차감되는 식이다. 소진이 되면 추가로 1200만건에 해당하는 통화량을 업체로부터 구입하면 된다.

1200만건이라고 하면 얼마 정도 될까. 통신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거는 비용을 10초에 13원(부가세 포함) 정도 잡고 있다. 10초 이상 통화가 되면 13원이 부과되는 것이다. 45자 이하 선거용 문자를 보낼 때와 비슷한 비용이다.

국가혁명당 측에서는 정확한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일반 문자보다는 비싼 비용이라고 전했다. 어림 잡아 20원까지 잡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1200만건 ARS 통화에 최소 1억5600만원(13원 기준), 최대 2억4000만원까지 가능하다. 다만 통신 업계에서는 1200만건이라는 물량 자체가 거대하기 때문에 13원 밑에서 가격대가 형성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거대한 물량을 하루에 다 보내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녹음된 멘트라고 해도 실체하는 전화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건다.

예컨대 업체 측에서 100대의 전화기를 확보하고 하루 10시간 전화를 돌린다고 가정해보자. 이 가정은 국가혁명당 관계자가 제시한 가정이다.

100대를 기준으로 10시간을 돌리면, 1000시간분의 통화 시간이 확보된다. 이를 분으로 바꾸면 6만분이 된다. 이를 초로 환산하면 360만초가 된다.

10초에 한 통화라고 가정하면, 하루에 최대 발송할 수 있는 전화 통화 수는 전화기 100대 기준 36만통이 된다.

하루 36만통씩 33일이면 1200만통이 소진된다. 33일이면 약 한달. 결론적으로 “안녕하십니까 허경영 대통령 후보입니다”라는 ARS 통화를 하는데 한달에 1억5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까지 드는 셈이다.

다만 10초가 안되어 끊는 전화의 빈도가 높다고 가정하면 한달 1억원 이상 무조건 비용으로 나간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일반 정치인은 물론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되는 액수다.

ARS나 문자로 홍보를 하기 위해 매달 1~2억원의 돈을 쓴다는 것은 어떤 정도일까. 정치인으로 한정해 놓고 봤을 때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문자 비용과 비교할 수 있다.

윤 후보는 9월과 10월, 11월 4일월까지 70일이 안되는 기간 당원용 문자 비용으로만 3억4105만원을 썼다. 경선 기간이 사실상 각 후보들의 총력전이나 다름없다고 보면, 허경영 총재는 유력 대선후보의 총력전 때 만큼이나 비용을 쓰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사생활 침해’, 지나친 ARS 유세라면서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국가혁명당에서만큼은 만족하는 눈치다. 싫어하는 이들도 있지만 되레 ARS에 따른 허경영 총재의 홍보가 돼 지지율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국가혁명당 관계자는 “우리는 유력 정당이 아니니까 TV에서 다뤄주지 않는다”면서 “자력갱생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합법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언론에서 보기에 의구심이 많을 수 밖에 없는 허경영 총재와 그의 단체가 선거 때마다 관심을 받는 게 우리 정당 정치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유력 양당의 대선 후보들이 국민들의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함량미달’이다보니 반사 이익을 보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오죽이나 하면 허경영 같은 사람이 군소정당 정치인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냐”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한탄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총선 때만 해도 국가혁명당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자력갱생’이란 말이 힘겨워보일 정도였던 ‘집단의 모습’이었다. 이들이 내세우는 공약도 상식적으로 납득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허경영의 국가혁명당은 정치 1번지 여의도 앞에까지 당사를 둘 정도로 여의도 정가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마추어 대선 후보들의 엇박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조금씩 그들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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