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 추천` 끝내고 증시로 돌아온 시골의사 박경철

(Zoom-In증권가)"부자 마인드로 접근해야 투자성공"
"종목 선정도 사람 볼때와 같아..가치·행적 따져봐야"
  • 등록 2008-04-10 오전 8:20:00

    수정 2008-04-10 오전 10:12:17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공천심사하는 6주 동안 최선을 다했다. 죽을 힘을 다해서 일했다. 6주의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다."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국민들에게 `정치인 추천`을 끝낸 시골의사 박경철씨(사진·43세)가 다시 증시로 돌아왔다.

박경철씨는 18대 총선 다음날인 10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1층에서 `증시 혼란기의 투자전략`이란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월간 매거진 `KRX` 창간 1주년을 기념해 초청한 행사다.

지난 8일 서울 충정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박경철씨는 증시에서 종목(투자할 기업)을 선정할 때도 사람을 판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재도 중요하지만 과거가 중요하며 과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했는지, 위기를 관리하는 에너지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충고다.

반면 `미래가치`에 대해선 보수적인 자세를 보였다. `현재는 미래가치의 할인`이라고 말들을 한다지만 미래는 기본적으로 알 수 없는 영역이라는 논리다. 기업은 언제 망할 지 모르고 과거나 현재로 추론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투자자의 자세로는 `부자의 마인드`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100억원을 가진 사람의 목표 수익률은 10%이지만, 100만원을 가진 사람의 목표는 100배인 1억원이기 때문에 100만원을 가진 사람이 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공 영역`이 아닌 정치에 잠시나마 몸담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것은 시민 정신이 아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추천한 정치인이 앞으로 4년간 국민들에게 `얼마의 수익률`을 안겨줄까?
 
박경철씨는 안동신세계연합병원 원장이지만 `시골의사`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투자분석가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등 여러권의 베스트셀러를 펴냈으며, 경제 케이블TV 진행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통합민주당의 총선 공천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다음은 박경철씨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어떤 종목을 사야하나.

▲ 상위 100대 종목 이하는 볼 필요가 없다. 이 외에는 우량주가 아닐 가능성 높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우량주가 아닌 종목에서 수익을 내려고 한다. 최근 모 증권사가 동양제철화학의 목표주가를 터무니없이 올려놓은 것은 우리 주식시장의 비극적인 모습이다. 주식은 넓은 의미에서 자산이다. 집을 사놓고 10년을 기다리는데 왜 주식은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지 못하나.

-개인 투자자에게 조언 한다면.

▲ 시장을 이겨야 한다. 이기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운이 좋아야 한다. 투자하는 시점이 대세 상승기이면 돈을 많이 벌 수 밖에 없다. 최근 5년 동안 투자한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 지금은 운이 다하고 있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시장을 보지 말고 종목을 보라`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사기꾼이 하는 말이다. 시장이 좋을 때는 아무거나 사도 좋다.

-테마주는 어떻게 보나.

▲ 시장 자체가 원래 테마이다. 이중 모두가 공감하는 테마가 있다. 기업의 실적이나 경기, 금리 등이 하나의 테마다. 소규모 테마는 단편적 사건들이다. 이를테면 총선이나 대운하 등. 소규모 테마 문제는 시장의 맥락을 보는게 아니고 시장을 믿지 못한 패배자의 집합소이다. 이런 테마에 관심 기울이는 것은 자본시장에서 승리할 수 없다. 큰 테마에서 성공을 못한다면 주식을 안하는 게 낫다.

-투자시 경계해야 할 것은.

▲ 투기는 항상 실패를 가져온다. 내가 100만원을 갖고 있어도 100억원을 가졌다는 마인드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돈들이 뭉쳐져 결국 부자에게 흘러간다. 이런말 하면 투자자들은 잘 받아 들이지 못한다. 배부른 자의 말이라고 한다. 나는 주식 시장을 20년동안 경험했다. 살아남은 사람이다. 지옥과 천당을 다녀와봤다. 사람들에게 꽃이 펴 있는 저승으로 가는 길과 멀고 험하지만 천국이라고 가는 길을 가르쳐 준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대부분 모른다.

불건전한 시장에서는 흔히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심하게 말하면 잡상인 같은 사람들이다. 운용사나 기관투자자들도 이러한 야바위꾼 같은 이들이 많다. ARS로 장사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카지노에서 블랙잭은 10번 중 1번의 빵빠레가 울린다. 노름을 하는 사람은 그 빵빠레 소리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잊는다. 이처럼 잡상인의 유혹들이 시장을 후진적으로 만들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주식을 자산 투자의 개념으로 한다. 반면 우리는 주식이 팔자 고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주식 정보를 파는 사람들은 사기꾼이라고 보면 된다.

-총선일 직후 증권선물거래소에 투자 강연회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

▲ 나의 강연에는 섹시한 내용이 없다. 그런 것을 들기 위해 찾아 온다면 차비가 아까울 것이다. 나는 강연을 주체하는 곳의 신뢰성이 있어야 참석한다. KRX는 장사하려고 강연을 개최한 게 아니니까 선뜻 참석키로 했다. 언론매체 등에서 자리를 만들면 기꺼이 참석한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고객을 상대로 연다면 싫은 소리를 한다.

-좋은 종목과 좋은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은.

▲ 사람을 판단할 때 그의 가치와 행적을 따져봐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현재도 중요하지만 과거가 중요하다. 과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했는지, 위기를 관리하는 에너지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 다음으로 현재의 모습을 봐야 한다. 현재 좋은 기업인지를 살펴 본다. 나는 미래 가치란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가치는 미래가치의 할인`이라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미래는 기본적으로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기업은 언제 망할 지 모른다. 과거나 현재로 추론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이 나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에게 도대체 무슨 꿈을 갖고 있냐고 묻는다. 내가 너를 사고 싶은데 너의 꿈을 나에게 설득해봐라하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 어떻게 보나.

▲ 기술적 분석을 지나치게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차트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자기 책상의 컴퓨터를 치웠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오버하는 것이다. 대중은 짧은 시간에서는 어리석은 판단을 많이 한다. 지나치게 큰 기대를 하거나 적정가치를 못 볼때도 많다. 좋은 종목을 골랐다면 테이블에 올리고 지금 칼질하냐, 나중에 하느냐를 기술적으로 해야 한다. 나는 조화를 강조한다.

-정치권에서의 활약(?)은 의외였다. 민주당에서 공천심사위원 제의를 받은 이유는.

▲ 개인적으로 시민(市民)이란 말을 좋아한다. 백성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백성은 패배주의에서 출발한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한다. 반면 시민은 더럽다고 생각하면 나서서 고친다. 시민은 지식인 보다 한단계 상위 개념이다. 시민은 자신의 생각을 이루기 위해 참여한다. 현재를 고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공천 심사 제의를 받았을 때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것은 시민 정신이 아니어서 니다.

-심사 과정에서 청탁도 많았을 텐데.

▲ 많았다. 청탁을 한 사람은 엄청난 손해를 봤다. 100점 만점에서 10점을 감점했다. 부탁했던 사람들은 서운한 감정을 느낄 것이지만 이해할 것이다.

- 총선 전망은?

▲ 통합민주당이 얻을 의석은 40~50석 보단 많고 90~100석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총선결과 통합민주당은 81석을 얻었다-편집자주)

-이번 공천에 대해 만족하나

▲ 세상에 모든 것을 만족할 수 있나.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공천심사하는 6주 동안 최선을 다했다. 죽을 힘을 다해서 일했다. 6주의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다. 심사 후 일주일 동안 몸살이 났다. 당이 가진 한계 속에서 충실히 맡은 일을 했다. 결과는 국민이 평가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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