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 떠나는 현대상선..故 정몽헌 회장 추모로 40년 정리

오는 4일 정몽헌 회장 13주기 기일 맞아 묘소 참배
대주주 산업은행으로 변경 앞두고 씁쓸한 그룹 풍경
  • 등록 2016-08-03 오전 6:00:30

    수정 2016-08-03 오전 9:34:33

현정은(맨앞)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2014년 8월 4일 금강산특구 온정각 맞은편에 있는 정몽헌 전 회장 추모비 앞에서 진행된 11주기 추모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현대그룹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오는 4일로 13주기를 맞는다. 공교롭게도 그동안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 후 4개월간 모든 자구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현대상선(011200)은 5일 신주상장으로 채권단이 지분 40%를 확보하면 현대그룹과의 인연도 완전히 정리된다. 창립 40년만에 주인이 바뀌는 셈이다.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현대가(家)의 손때가 묻어있는 현대상선을 떠나보내는 심정에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소재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며 현대그룹과의 인연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현대상선의 부장급 이상 간부와 임원이 참석하는 등 계열사 관계자 100여명이 자리할 예정이다. KB금융(105560)그룹에 매각된 현대증권(003450) 측은 이번 추모식을 찾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현대상선은 현대가의 ‘금지옥엽’과도 같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고 현영원 전 회장이 창립해 19년간 회사를 이끌면서, 이 회사를 통해 정주영 회장과 사돈의 연까지 맺게 됐다.

1995년 정주영 회장의 5남인 정몽헌 회장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승계받으며 8년간 경영했지만 대북 불법송금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정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위기를 겪기도 했다. 현정은 회장은 남편을 잃은 슬픔과 동시에 경영권을 넘겨 받아 재벌가 며느리가 아닌 경영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다.

아버지와 남편이 일궈온 현대상선이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현 회장의 심경은 착잡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상선은 해운업 침체로 인해 위기를 겪다가 결국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출자전환을 위한 조건부 사항을 이행하는 데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이 쏟은 정성이 상당했다.

현 회장은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유동성 위기 해결을 개인적으로 지원했다. 22개 용선주를 상대로 진행한 용선료 조정 협상에 난항을 겪자 영국 선주인 조디악의 예얄 오퍼 회장에게 직접 이메일 편지를 보내 “나는 물러나지만, 현대상선을 꼭 좀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일명 ‘눈물의 편지’로 선주들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그동안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모든 임직원들이 잘 알고 있다”며 “결국 정몽헌 회장님의 기일에 맞춰 현대상선이 현대의 품을 떠나게 돼 모두가 더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새출발을 위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물색중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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