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영장 기각에 김문수 "송경호 판사 용기에 감사"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해 개천절 광화문에서 열린 정권 규탄 집회에서 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의 구속영장이 2일 기각됐다.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 목사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한 송경호 부장판사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문수 한국당 사회주의 개헌·정책 저지 투쟁본부 공동위원장이자 전 경기지사는 3일 페이스북에 전 목사가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렸던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 앞에 모인 지지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전했다.

김 의원은 또 “전광훈 목사, 이은재 목사 모두 석방됐다. 사필귀정이다”라며 “송경호 영장담당 부장판사 양심과 용기에 감사하다. 문재인(대통령)·김명수(대법원장)로부터 엄청난 외압을 받았을 텐데도 양심을 지키셨다. 대한민국 만세!”라는 글을 올렸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전 목사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전하며 “다행이다”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같은 당의 김진태 의원은 “전광훈 목사가 영장심사 받으러 가기 전 한국당에 서운함을 밝히셨다. 황교안 대표 측으로부터 앞으로 함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이다”라면서 “제가 직접 황 대표께 사실인지 물었더니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구속 위기에 놓인 분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전 목사는 오해를 풀고 강건하길 기도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개천절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서 불법·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2일 저녁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 목사의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이 사건 집회의 진행 경과와 집회의 방법 및 태양(態樣·모양 혹은 형태), 집회 현장에서 전 목사가 구체적으로 (불법 행위를) 지시하고 관여한 정도, 수사 경과 및 증거 수집 정도를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송 부장판사는 전 목사와 같은 범투본 소속으로 같은 혐의를 받는 한기총 대변인 이은재 목사의 구속영장도 동일한 이유로 기각했다.

전 목사는 이날 밤 오후 11시께 영장 기각 통보를 받은 후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그는 “(집회 당시) 폭력이 아니라 탈북자 단체와 경찰의 몸싸움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그 몸싸움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기부금품법 위반 등 다른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는 데 대해선 “예배 시간에 헌금하는 게 무슨 모금법(기부금품법) 위반이냐”며 “이런 모든 문제도 (있지만) 아직 대한민국은 살아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제가 애국운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집회를 계속 할 것이냐고 묻자 “당연하다”고 답했다.

특히 전 목사는 “대한민국이 아직은 인민공화국이 덜 됐다. 다 된 줄 알았는데 아직 대한민국이 살아 있다고 느낀다”며 “재판부가 문재인 대통령 눈치를 안 보더라. 경찰은 완전히 보고 검찰은 중립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개천절 보수단체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가 경찰을 폭행한 사건의 배후에 전 목사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탈북민 단체 회원 일부가 청와대에 진입하기 위해 차단벽을 무너뜨리고 경찰에 둔기를 휘둘러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 전 목사가 이를 사전에 계획하고 주도했다고 봤다.

일단 구속을 피한 전 목사는 내란 선동과 기부금 불법 모금,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도 고발된 상태다.

경찰은 고발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