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人]김영국 티플랙스 대표 “30년 흑자 비결이 뭐냐구요?”

김영국 티플랙스 대표 인터뷰
코로나19에도 9년 만 최대 매출…30년간 흑자
1500곳에 이르는 고객사…탄탄한 성장 기반
전기배터리 분야 공급으로 전방 활로 개척
  • 등록 2020-09-10 오전 4:20:00

    수정 2020-09-10 오전 4:20:00

[안산= 글·사진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30년간 단 한 번의 적자도 내지 않고 흑자를 내는 비결은 특별한 게 없습니다. 1500여 곳이 넘어서는 고객사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진입장벽을 만들었고, 안정적인 영업망을 바탕으로 품질 경쟁력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보여왔습니다.”

지난 4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티플랙스(081150) 본사에서 만난 김영국 티플랙스 대표는 30년간 흑자를 낸 비결에 대한 질문에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고객사와 오랜 신뢰 관계로 장기간 거래를 이어왔고,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티플랙스는 부품 소재 전문기업으로 조선 및 플랜트, 원자력발전, 반도체 장비, 기계·전자, 자동차 분야 등의 산업 전반에 기초소재를 생산 및 공급하고 있다. 1982년 태창상회로 설립됐고, 1991년 태창스테인리스로 법인 전환 후 2007년 상호를 현재의 티플랙스로 변경했다. 코스닥 시장에는 2009년 4월 입성했다.

△지난 4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티플랙스 본사에서 만난 김영국 티플랙스 대표


코로나19에도 최대 매출…30년간 흑자

티플랙스는 1991년 법인 전환 후 약 30년간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을 만큼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확립하고 있다. 원통형의 스테인리스 덩어리인 스테인리스 봉강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40% 이상으로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으며 스테인리스 봉강을 직경 4~33㎜로 변형시키는 인발 기술력이 핵심 기술이다.

김 대표는 “지난 30년간 스테인리스 사업을 영위해 오면서 얻게 된 작은 경영철학이라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며 “스테인리스는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쓰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의 다양한 형태로 이른바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고 말했다.

티플랙스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도 9년 만에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 ‘깜짝 실적’까지 발표했다. 티플랙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2억9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97.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54억9300만원으로 13.29% 늘었고, 순이익은 10억800만원으로 180% 증가했다.

특히나 티플랙스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 2011년 4분기(367억8900만원) 이후 분기 매출액으로는 34분기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수출 호조 힘이 컸다. 실제 티플랙스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49억7500만원으로 지난해 반기(40억9300만원)보다 21.5% 늘었다.

김 대표는 “수출 시장 중에서 대만이 주력이긴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만 고객사들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매달 1~2회씩 했던 해외 출장이 올해는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처럼 수출이 늘어난 데는 해외 영업 인력들의 수년간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고객사들에게 스테인리스 소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영업을 지속해서 펼친 결과 고객과의 신뢰도가 높아져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티플랙스는 지난 7월에도 단일 수출 계약 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300톤 규모의 공급계약을 대만 업체와 체결하기도 했다. 2017년 처음으로 수출을 시작한 티플랙스는 올해 사상 최고 수출 실적을 기록(2018년 90억4200만원, 2019년 84억8300만원)할 것으로 전망한다.

△티플랙스 안산공장 전경


‘1500곳 고객사’…보이지 않는 진입장벽

티플랙스의 탄탄한 성장 기반은 1500여 곳에 이르는 고객사에 있다.

우선 티플랙스는 세아창원특수강(옛 포스코특수강)과 상호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조달받고 있다. 또 경인 지역 최대 스테인리스 자재 구매업체로 경쟁업체 대비 낮은 단가로 원자재를 받음으로써 우수한 수준의 가격 경쟁력도 구축하고 있다.

국내 스테인리스 봉강 시장규모는 연간 7만여 톤으로 금액으로는 약 3000억원 정도된다. 이 가운데 세아창원특수강이 국내 시장의 약 60~70%를 공급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티플랙스는 오직 세아창원특수강의 국내 제품만을 공급하고 있는 협력사”라며 “세아창원특수강 제품의 높은 품질은 수입산이 대체할 수 없으며, 세아창원특수강의 국내 약 10개 대리점 가운데 티플랙스의 점유율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티플랙스의 규모는 다른 2위 그룹에 포진한 대리점들보다 약 3배에 달한다.

티플랙스와 거래하는 고객사는 1500여개로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실적 변동성이 높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자본력을 앞세워 스테인리스 봉강을 사들여 시장을 잠식하려는 경쟁사의 시도가 수차례 있었으나 그때마다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를 맞추지 못하고 도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는 1500개가 넘는 고객사에 대한 강력한 네트워크, 다품종·소량생산·단납기라는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노하우를 티플랙스가 보유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티플랙스가 생산하는 스테인리스 소재는 반도체, 조선 및 플랜트, 기계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되므로 산업경기의 사이클이 순차적으로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우리나라의 산업 동향을 알기 위해서 티플랙스의 생산 동향 보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강조했다.

△티플랙스 안산공장 내부 전경


전기차 시장 진출…전방 활로 개척

티플랙스는 전기차 분야에도 진출해 전방 활로를 개척할 방침이다. 실제로 국내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모듈 소재, LNG선박용 초저온 밸브 소재 등 전방산업에서도 꾸준히 수주가 늘면서 티플랙스의 실적 호전에 힘을 보태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최근 친환경 소재에 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고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에 대한 수요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전기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모듈 제작 공정에 외부충격과 열, 진동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로 스테인리스 소재가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티플랙스의 소재가 전기 배터리 분야에 공급되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티플랙스의 공급 물량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티플랙스의 선재사업부 매출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티플랙스는 선재사업부 수주 증가에 힘입어 최근 CDM(Combined Drawing Machine) 라인 설비를 늘려 기존 월 700톤에서 1000톤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김 대표는 “CDM 신규 라인 가동으로 늘어나고 있는 전방산업의 수요 대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티플랙스는 기업의 이윤이 주주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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