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29회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워스트레이팅(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 후보에 포함되자마자 전체 40개사 중 단숨에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4명(7.8%)을 비롯해 이마트 등급이 내려가야 한다는 응답은 17표 중 16표(94.1%)에 달했다. 이마트 등급은 현재 ‘AA+(안정적)’이다.
‘비가 와야 땅이 더 굳는다’고 생각할 법도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롯데쇼핑에서 시작된 유통업 우려가 업계 1위 사업자인 이마트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한 SRE 자문위원은 “온라인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이마트에 대한 등급이 적당한지를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마트는 2011년 5월 사업별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신세계 대형마트 부문이 인적분할(분할비율 이마트:신세계=73.9:26.1)하면서 설립됐다. 전국 161개의 점포(지난해 말 기준) 가운데 89%인 143개 점포에서 이마트 전체 매출의 80%(영업이익 90%) 이상이 나온다.
할인점 매출이 전사 실적으로 직결되다 보니 할인점 매출이 꺾이면 회사 전체가 출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이마트 매출은 4조2260억원으로 전 분기(4조7272억원) 대비 5012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할인점 매출이 3조6169억원에서 3조1358억원으로 4811억원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 감소액의 96%를 차지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자체사업 경쟁력과 신규사업의 빠른 안정화가 수익성 하방압력을 완화할 것”이라면서도 “대형마트 부진과 가격경쟁, 온라인사업의 낮은 채산성으로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소식이 잇따르면서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SRE 자문위원은 “이마트가 운영 중인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었지만 적자 규모가 400억원에 육박한 점이 불안 요소”라며 “실적 반등 없이 현 등급(AA+) 유지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 SRE 자문위원은 “이마트는 지난달 출범한 온라인 통합법인(SSG닷컴)과 창고형 할인마트인 트레이더스를 ‘제2의 이마트’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며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온라인 사업자들이 공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통합법인과 트레이더스의 매출이 향후 이마트의 성패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