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처럼 되고 싶어요" 김기태·심정수의 아들 김건형·심종원

  • 등록 2020-09-09 오후 3:48:23

    수정 2020-09-09 오후 10:05:34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 심정수 전 선수의 아들 심종원(오른쪽)과 김기태 전 감독의 아들 김건형이 수비 테스트를 마치고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정수 전 선수의 아들 심종원(왼쪽)과 김기태 전 감독의 아들 김건형이 트라이아웃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수원 이석무 기자
[수원=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정후 선수처럼 되고 싶어요.”

‘국내 최고의 왼손타자’ 김기태(51) 전 KIA타이거즈 감독과 ‘헤라클레스’ 심정수(45)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후반까지 한국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궜던 최고의 거포였다. 이제는 은퇴했지만 대신 그들의 2세들이 한국 프로야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주인공은 김기태 전 감독의 아들 김건형(24)과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23)이다.

둘은 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각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선보였다. 그전에는 서로 일면식도 없었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선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처럼 반갑게 인사를 하고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데다 스타플레이어의 아들이라는 공통점이 둘을 자연스레 가깝게 만들었다. 김건형은 “심종원이 먼저 말을 걸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심종원은 “내가 원래 활발한데다 동생이라 먼저 가서 인사했다”고 맞받았다.

아버지의 야구 DNA를 물려받았지만 스타일은 다르다. 아버지들이 큰 체격과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한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이었던 반면 아들들은 체격이 약간 작은 대신 호타준족 스타일이다. 어릴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덕분에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

182cm 83kg 우투좌타 외야수인 김건형은 현재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다. 대학리그와는 별개로 워싱턴주의 아마추어 야구팀 카울리츠 블랙베어스에서 활약했다. 76경기에서 40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이 일품이다.

김건형은 “나는 중거리 타자로 컨택트 능력이 있고 수비와 도루도 자신있다”며 “원래 오른손타자로 시작했는데 발이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된 코치가 왼손타자를 해볼 것을 권유해 우투좌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심종원은 애리조나주 크리스천 대학을 올해 12월 졸업할 예정이다. 180cm 78kg으로 체격은 다소 작은 편이다. 하지만 정확한 컨택트 능력과 빠른 발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심종원은 “아버지처럼 한 시즌 50홈런은 못치겠지만 15~20홈런은 자신이 있다”며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로도 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둘은 당연히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야구를 시작했다. 김건형은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간 뒤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심종원은 아버지 심정수가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던 시절 대구의 초등학교 야구부에 들어갔다.

아들이 야구를 하는 것에 대한 아버지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심정수는 아들이 야구를 하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KBO리그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것도 아버지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

심종원은 “아버지가 배팅볼을 던져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며 “동생도 야구를 하는데 아버지하고 나, 동생은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야구 얘기만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기태 전 감독은 아들이 야구를 하는 것을 반대했다. 선수와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경험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도 김건형의 야구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김건형은 “아버지는 ‘야구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자신이 걸어온 길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일하길 바랐지만 보고 자란 게 야구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건형과 심종원이 KBO리그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트라이아웃에선 시간이 짧고 너무 욕심을 부린 탓에 만족스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심종원은 “잘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몸에 너무 힘이 들어갔다”고 살짝 아쉬워했다. 김건형은 “후회는 없고 ‘뽑힐 선수는 뽑힌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건형과 심종원의 롤모델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22)다. 이정후는 프로 입단 당시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트윈스 코치의 아들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버지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타자로 인정받고 있다.

김건형과 심종원은 둘 다 이정후보다 나이가 많다. 하지만 이정후의 성공을 보고 KBO리그 진출의 꿈을 키웠다. 이들 세 명은 같은 스타플레이어 야구인 2세라는 점 외에도 빠른 발을 가진 외야수에 우투좌타라는 점까지 닮았다.

심종원은 “나는 시원하게 스윙하는 좌타자를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이정후의 타격 장면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김건형은 “이정후가 야구인 2세로 정말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 배우고 싶은 선수다”고 말했다.

김건형과 심종원이 KBO리그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는 오는 21일 신인드래프트에서 결정된다. 몇몇 구단 스카우트는 이날 두 선수를 자세히 지켜보면서 군문제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김건형과 심종원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만약 선택을 받는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트라이아웃에선 두 선수 외에도 독립야구 파주 챌린저스에서 뛰는 내야수 김동진(24), 일본에서 대학 재학 중인 내·외야수 안준환(22), 독립야구 연천 미라클 소속 포수 엄상준(22), 왼손 투수 이은준(19), 일본 독립리그 출신 내야수 권현우(23)와 외야수 송상민(26) 등이 참가했다. 각 구단 스카우트들은 지난해 경기도 독립리그에서 타율 1위(.458, 83타수 38안타)를 차지했고 올해도 리그 타율 1위(.481, 79타수 38안타)를 달리고 있는 내야수 김동진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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