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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회장은 김남호인데 총수는 김준기…공정위 'DB 동일인' 변경할까

2020년 회장직 올랐지만, 동일인은 아냐
지분율 높고, 임원 선임 등 주요의사 결정
아버지 '미등기임원' 걸림돌…경영참여 의심
  • 등록 2022-01-25 오전 8:01:42

    수정 2022-01-25 오전 9:35:12

[이데일리 김상윤 최영지 기자] ‘DB그룹 회장은 김남호, 그룹 총수(동일인)는 김준기 전 회장’

DB그룹 이사회가 공식으로 인정한 1인자는 김남호 회장이다. DB그룹 2세 경영인인 그는 2020년 7월 그룹 회장에 선임됐고 DB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회장 김남호인데 총수는 김준기…DB ‘총수 변경 카드’ 만지작[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하지만 대기업 경제력 집중 문제를 감시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은 다르다.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은 여전히 창업자인 김준기 전 회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친이 회장직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그룹 경영에 관여하면서 지배력을 미치고 있다는 의심에서다. DB그룹을 두 명의 수장이 이끄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남호 DB 회장(왼쪽)과 김준기 전 회장
DB “우리 총수는 김남호 회장이다”

24일 재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가 오는 5월1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 지정을 앞두고 DB 동일인을 변경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이나 자연인을 의미하는 용어로, 흔히 ‘총수’와 비슷한 개념으로 쓰인다. 공정위는 동일인을 지정한 뒤 이 동일인을 기준으로 혈족 6촌·인척 4촌 또는 임원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 등을 따져 대기업집단 범위를 결정한다. ‘동일인’이 누구냐에 따라 그룹의 범위가 달라지고 계열사 누락 등 혐의가 발생하면 동일인이 제재를 받게 된다.

재계에서는 DB의 동일인이 김남호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일인은 지분율(정량) 또는 임원선임·주요 의사결정 여부(정성) 등을 고려해 공정위가 지정하는데 두 조건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DB 소유지분도. (자료=공정위)
우선 김 회장은 DB그룹의 주요 핵심계열사의 최대주주다. DB그룹은 제조업(DB Inc.)과 금융업(DB손해보험)이란 두 축으로 지배구조가 꾸려져 있다. DB Inc.는 반도체회사인 DB하이텍 등을 보유하고 있고 DB손해보험은 DB손해보험, DB생명, DB금융투자 등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DB Inc.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으로 지분 16.83%를 보유하고 있다. 아버지 김 전 회장의 지분율은 11.20%다. DB손해보험의 지분율은 김 회장이 9.01%, 김 전 회장이 5.94%다. 지분율만 따진다면 김 회장의 지배력이 아버지보다 크다.

여기에 2020년 7월 회장에 선임된 이후 그룹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과 임원 인사 등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정성 기준으로도 동일인에 충족한다.

물론 변수는 있다. 김 전 회장이 지난해 3월 DB Inc. 미등기 임원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2017년 9월 성폭행 사건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에 완전 손을 뗄 것이라는 시장의 판단과 어긋났다. 회사 측은 창업자로서 회사 경영에 대해 조언 역할을 하기 위해 미등기 임원을 맡았을 뿐 경영 참여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DB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DB하이텍 등 반도체에 대한 식견이 높아 조언 역할을 계속 하려고 한다”며 “임직원도 아닌 상황에서 조언하는 게 문제가 있다고 보고 미등기임원이라는 자리를 부여한 것일 뿐, 그룹 경영 참여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김준기 ‘경영 참여 없다’ 증명해야”

이와 관련 공정위는 동일인 변경 신청이 들어온다면 ‘실질적 영향력’을 따져 동일인이 누군지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현대차그룹과 효성의 동일인을 각각 정의선 회장과 조현준 회장으로 바꾸는 등 적극적으로 총수 변경에 나서고 있다. 과거처럼 동일인이 사망해야만 변경했던 관행과 달리, 실질적 지배력을 바탕으로 동일인을 지정하고 대기업 경제력 집중억제 정책을 펼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세간의 시선 때문에 잠시 회장직을 내려놓고 다시 복귀하는 사례가 많다”며 “전 동일인이 확실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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