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내년과 내후년의 최종금리는 상향했고, 장기금리 역시도 올려잡았다. 올해에는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세차례 인하되더라도, 중장기 금리인하 속도는 더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연준은 19~20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이후 공개한 ‘점도표’(금리 전망표)를 통해 올해 최종 금리 중간값을 4.6%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치를 유지한 것으로, 현 기준금리가 5.25~5.5%인 점을 고려하면 세차례 인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두차례 인하로 전망치를 바꿀 우려가 컸었던 만큼 올해 인하폭 유지에 안도했다.
구체적으로 FOMC 위원 19명 중 가장 많은 9명은 올해말 기준금리 수준을 4.5~4.75%로 예상했다.
최상단인 5.25~5.5%(유지)은 2명, 5.0~5.25%(1번인하)는 2명이었다. 나머지 5명은 4.75~5.0%(2번 인하)이었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1명(6번 인하)은 4.25~4.5%를 예상했다.
올해 금리 인하 폭은 세차례로 유지되긴 했지만, 경제성장률 및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모두 상향됐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월 1.4%에서 2.1%로 올라섰다. 변동성이 적은 식료품, 유가 등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전망치도 2.4%에서 2.6%로 올라갔다. 다만 내년말 근원 PCE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작년 12월의 예상치와 같은 2.2%를 제시했다.
한편,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 9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카드를 꺼냈다. 이로써 한국 기준금리(3.50%)와 차이는 200bp(1bp=0.01%포인트)를 유지했다. 연준 성명서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5월 또는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올해 어느 시점에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최근 1~2월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커진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지난 2개월간 인플레이션 하락이 ‘울퉁불퉁(bumpy)’한 것을 봤다. 앞으로도 울퉁불퉁한 여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인플레이션 하락 궤도가 정체되거나 반전됐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했다. 특히 “그곳(1~2월지표)에서 너무 많은 신호를 끄집어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일부 수치가 튈 수 있지만, 큰 궤도에서는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부분 사람들은 여전히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데이터가 첫 금리인하에 대한 연준의 신중한 접근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시장 상황과 관련해서는 “임금 상승세가 완화하고 구인이 감소하고 있다”며 “노동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지만 FOMC 참석 위원들은 노동시장 재균형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지속해서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일자리 증가세는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 그 자체는 아니다”며 “그것 자체로 금리 인하를 지연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연준이 강한 고용지표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파월 의장은 또 “정책금리가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꼭짓점에 있는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 둔화나 고용 약화는 금리인하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준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됐던 제로금리 레벨로 되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대차대초표 축소 속도를 늦추는 결정을 했다고 해서 대차대조표가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며 “자금 유출 속도를 늦추면 원활한 전환을 보장해 자금시장이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