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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혁의 공연이 주목받는 것은 1부 피아노, 2부 오르간 등 두 악기로 구성된 독특한 프로그램 때문이다. 연주자가 한 무대에서 피아노와 오르간을 동시에 연주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월 오르간 앨범 ‘바흐, 리스트, 비도르’의 국내 발매를 기념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당초 지난 2월 개최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순연돼 앨범 발매 6개월 만에 가까스로 열리게 됐다.
조재혁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앨범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오르간을 동경했던 그는 16세 때인 맨해튼 음악대학 예비학교에서 오르간을 처음 접하고 피아노와 오르간을 같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뉴욕과 뉴저지의 여러 교회에서 오르가니스트 활동을 했던 조재혁은 프랑스 음반사의 눈에 띄어 앨범까지 내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녹음 장소가 유서깊은 프랑스 파리의 라 마들렌 성당이기에 더 가슴 벅찼다고 했다.
앨범은 1849년에 제작된 마들렌 성당의 그랜드 오르간으로 녹음했다. 성당이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탓에 조재혁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녹음했다. 이렇게 사흘간 녹음한 음반은 귀 기울여 들으면 지하철 소리가 들려 이채롭다. 그는 “파리는 지하철 노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어느 건물이든 진동소리가 들린다”며 “처음에는 다시 녹음하기도 했지만, 지하철 소리도 마들렌 성당의 일부라 생각하고 그대로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조재혁은 앞으로도 계속 피아노와 오르간을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차기 오르간 앨범 발매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피아노와 오르간 두 악기의 병행이 이젠 조재혁이라는 연주자의 브랜드가 돼 버려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오르간 앨범 발매를 게기로 두 갈래였던 내 음악 커리어가 담쟁이 넝쿨처럼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달 영국 런던 데뷔가 무산된 조재혁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고난을 위로하고 싶다”며 “이번 연주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7월13일 오후 8시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2만~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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