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류 연주자' 조재혁 "이번 공연은 '오르간'에 더 집중"

7월 13일 롯데콘서트홀서 리사이틀
"佛 마들렌 성당서 녹음, 꿈만 같아"
"앞으로도 피아노·오르간 병행할 것"
  • 등록 2020-06-25 오전 6:30:01

    수정 2020-06-25 오전 6:30:0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요즘 오르간 연습량을 부쩍 늘리고 있어요. 아무래도 오르간 연주 실력이 피아노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평소에는 두 악기의 연습량을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공연 프로그램에 따라 연습량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어요.”

조재혁이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오드포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클래식앤)
조재혁은 피아니스트와 오르가니스트를 겸하는 흔치않은 ‘이도류 연주자’다. 오는 7월 13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앞둔 그는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오드포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르간 연주 곡들이 아직 만족할 만한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재혁의 공연이 주목받는 것은 1부 피아노, 2부 오르간 등 두 악기로 구성된 독특한 프로그램 때문이다. 연주자가 한 무대에서 피아노와 오르간을 동시에 연주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월 오르간 앨범 ‘바흐, 리스트, 비도르’의 국내 발매를 기념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당초 지난 2월 개최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순연돼 앨범 발매 6개월 만에 가까스로 열리게 됐다.

조재혁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앨범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오르간을 동경했던 그는 16세 때인 맨해튼 음악대학 예비학교에서 오르간을 처음 접하고 피아노와 오르간을 같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뉴욕과 뉴저지의 여러 교회에서 오르가니스트 활동을 했던 조재혁은 프랑스 음반사의 눈에 띄어 앨범까지 내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녹음 장소가 유서깊은 프랑스 파리의 라 마들렌 성당이기에 더 가슴 벅찼다고 했다.

조재혁은 “녹음 장소가 마들렌 성당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콧대 높은 유렵 성당이 외국인 연주자에게 수 백년 된 악기의 연주를 허가한 사실 자체가 무척 놀라웠다”고 웃었다. 그는 또 “마들렌 성당은 쇼팽의 장례식이 열렸던 곳으로 클래식 연주자들에겐 성지와 같은 곳”이라고 부연했다.

앨범은 1849년에 제작된 마들렌 성당의 그랜드 오르간으로 녹음했다. 성당이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탓에 조재혁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녹음했다. 이렇게 사흘간 녹음한 음반은 귀 기울여 들으면 지하철 소리가 들려 이채롭다. 그는 “파리는 지하철 노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어느 건물이든 진동소리가 들린다”며 “처음에는 다시 녹음하기도 했지만, 지하철 소리도 마들렌 성당의 일부라 생각하고 그대로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조재혁은 앞으로도 계속 피아노와 오르간을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차기 오르간 앨범 발매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피아노와 오르간 두 악기의 병행이 이젠 조재혁이라는 연주자의 브랜드가 돼 버려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오르간 앨범 발매를 게기로 두 갈래였던 내 음악 커리어가 담쟁이 넝쿨처럼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오랫 동안 연주한 피아노가 가장 가까운 친구라면, 오르간은 신비로운 친구 같다고 말하는 조재혁. 그는 오르간이 가진 매력으로 “복잡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복잡한 기계를 좋아해 세탁기, 냉장고 등 안 뜯어 본 물건이 없다”며 “처음에는 오르간이 기계적으로 어떻게 소리가 나는지 궁금했는데, 매커니즘을 이해하면 할수록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겠구나’ 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젠 오르간이 고장나면 직접 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달 영국 런던 데뷔가 무산된 조재혁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고난을 위로하고 싶다”며 “이번 연주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7월13일 오후 8시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2만~7만원.

조재혁이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오드포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고 있다(사진=클래식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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