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보다 긴장 넘치는 ''돌고래 살육'' 고발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 등록 2009-10-27 오전 11:38:00

    수정 2009-10-27 오전 11:38:00

[조선일보 제공] 92분짜리 이 다큐멘터리는 웬만한 스릴러 영화보다 긴장 넘치고 결말도 충격적이다. 한 외지(外誌)에서 "진정한 첩보 스릴러"라고 평했다는데, 과장일 수는 있으나 거짓은 아니다. 29일 개봉할 미국 다큐멘터리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은 일본의 작은 어촌 다이지(太地)에서 벌어지는 돌고래 살육을 잔혹하리만큼 정면으로 고발하는 영화다.

다이지에서는 연간 약 2만3000마리의 야생 돌고래를 잡아 동물원과 수족관에 팔거나, 아니면 고기를 팔기 위해 죽인다. 다이지는 세계 놀이공원에 돌고래를 공급하는 최대 산지이기도 하다. 이 사실을 영상으로 고발하는 주축에 미국의 유명한 돌고래 조련사 리처드 오배리(O'barry)가 있다. 그는 원래 돌고래를 잡은 뒤 조련해 1960년대 미국 TV 시리즈 '플리퍼(flipper)'를 만든 인물이었다. 어느 날 돌고래 한 마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듯한) 모습을 본 그는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돌고래 보호운동에 나섰다.

▲ 인간은 돌고래와 함께 유영하기도 하지만, 이익을 위해 돌고래를 집단살육하기도 한다./스폰지 제공

영화는 리처드 오배리와 루이 시호요스 감독 등이 다이지 해안 한쪽 절벽 아래서 돌고래들이 무참히 죽임당하는 장면을 찍는 과정을 담았다. 일본 당국과 다이지 사람들의 집요한 훼방과 감시를 피하려고 변장도 하고 다투기도 한다. 영화 제목 '더 코브(The Cove)'는 이 살육의 현장인 다이지 해안의 작은 만(灣)을 뜻한다.

제작진은 적외선 카메라는 물론 열감지 카메라까지 동원한다. 얼룩덜룩한 군복을 입고 얼굴에는 위장크림을 바른 제작진이 길도 없는 숲을 헤치고 들어가 카메라를 설치한다. 카메라들은 바위처럼 생긴 장치에 숨겨져 실제 바위 틈에 끼워진다. 몇 번의 시도와 철수 끝에 이들이 촬영에 성공한 화면은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끔찍하다.

영화는 이 밖에도 일본 정부가 돌고래 포획과 관련해 국제회의에서 작은 나라들의 투표권을 매수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이를테면 일본의 돌고래 포획정책을 찬성한 도미니카공화국에는 일본이 수산물센터를 세워줬다는 것이다. 또 일본에서 유통되는 돌고래 고기가 수은에 오염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오배리는 이 영화에서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돌고래 사육사 시절)도 알았더라면 돌고래를 되사서 풀어줬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돌고래를 포획해야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일본인들의 주장은 의도적으로 경시되거나 형식적으로 딸려 있다. 반면 어부가 돌고래를 작살로 찍어 죽이는 장면은 너무나 생생하고 참혹하다. 고발 다큐멘터리의 선정성이다. 그런 한계를 감안하고 본다면, 이 영화는 흥미롭고도 교육적이다.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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