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덕혜옹주,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의 무게감 컸다"(인터뷰)

  • 등록 2016-08-03 오전 10:37:10

    수정 2016-08-03 오전 10:37:10

손예진(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일본에서 유일한 동무였던 복순(라미란 분)이를 떠나보내고 어머니인 양귀인(박주미 분)의 부고를 들었을 때 카메라가 덕혜의 뒷모습을 포착해요. 화면에는 잠깐 비치는데 실제로는 제가 30분을 울었대요. 저도 몰랐어요.”

손예진은 덕혜옹주에 빠졌다. 촬영을 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몰입해 있는지 몰랐을 정도다. 16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영화를 보고 우는 일도, 촬영 후에 캐릭터에 빠져 사는 일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3일 개봉하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그만큼 특별했다.

2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덕혜옹주’ 타이틀롤을 연기한 손예진을 만났다. 손예진은 “다른 어떤 작품보다 영화를 보면서 힘들었다” “덕혜옹주를 생각하면 같은 여자로서 마음이 아프다” 등의 말로 전작들과 다른 분위기를 드러냈다.

손예진이 연기한 덕혜옹주는 1912년 5월 25일 고종황제의 고명딸로 태어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다. 덕혜옹주는 일제의 내선정책에 1925년 3월 강제로 일본에 유학을 가 소 다케유키와 정략결혼, 정신병원 입원, 이혼, 딸 정혜의 실종 등 굴곡진 인생을 살았다. 이승만 정부가 그녀의 귀국을 불허해 덕혜옹주는 1962년에야 고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은 처음이었어요. 지금까지 인물의 감정 행동을 연기할 때 상상도 하면서 표현을 했는데 실존 인물은 시대가 주는 제약이 있었죠. 특히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 때문에 어느 선까지 표현을 하고 하면 안 될지 어려웠어요.”

그녀는 부담감이 컸다고 했지만 시사회 후 손예진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손예진은 이렇게까지 시사회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다며 감사히 여겼다.

‘덕혜옹주’는 손예진과 허진호 감독의 두 번째 만남이다. 그녀는 2005년 ‘외출’이란 작품으로 허진호 감독과 첫 인연을 맺었다. 허진호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 등의 작품으로 멜로의 명장이 됐다. 허진호 감독이 ‘외출’의 헤로인으로 손예진을 선택했을 때 그녀의 나이 스물셋이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했어요. 꽤 조숙했나 봐요.(웃음) 감독님이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에 이어 또 멜로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헤로인이 누가 될지 큰 관심이 쏠렸죠. 그 작품이 저한테 왔을 때 ‘이런 행운이 나한테 오다니’ 싶었죠. 시간이 한참 지나서 다시 감독님을 뵀는데 묘했어요. 애틋했고요. 그래서 더 이 작품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것 같아요.”

손예진은 ‘덕혜옹주’에 10억원의 자비를 투자해 화제가 됐다.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서다. 여성이 주연이면 투자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여성(주연) 영화는 편수 자체가 적다. ‘덕혜옹주’도 투자 유치의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와 상의해서 공동으로 한 일인데 너무 부각돼서 사실은 민망해요. 투자자 입장에서 여성 영화는 쉽지 않은 선택인가 봐요. ‘덕혜옹주’ 자체가 시대극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예산 규모가 컸거든요. 영화가 제작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애정도 커지고 욕심도 생겨서 관객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하게 됐죠.”

지금 극장가는 대작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부산행’의 바통을 이어받은 ‘인천상륙작전’이 무세운 기세로 관객몰이 중이다. 마치 손예진 주연의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이 상영됐던 2년전 여름 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해적’은 기대치가 낮았만 입소문에 뒤늦게 주목을 받으며 866만명을 동원했다. 손예진은 ‘덕혜옹주’도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해적’처럼 되기를 바랐다.

“국내외 대작들이 개봉해서 한국영화가 선전한다는 게 놀라워요. 우리나라 관객들은 정말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기분 좋고 감사하죠. 덕혜옹주는 독립운동가는 아니었지만 평생 고국을 그리며 돌아오고자 했던 사람이에요. 덕혜옹주처럼 독립운동가가 아니어도 비극의 시대를 겪으며 나름의 아픔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을 겁니다. 그런 지점으로 ‘덕혜옹주’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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