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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21대 국회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했지만 매년 이어지는 소방관들의 순직으로 보며 많은 노력,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발 늦어버린 현실의 한계 앞에 절망했다”며 “이제 제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용기를 낸다. 재난으로 인한 비극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치에서 제가 계속 역할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놓는다”고 했습니다.
불출마의 이유로 ‘개인적 사유’를 앞세웠지만 오 의원이 정치권에 던지는 메시지는 더 큽니다. 더욱이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불신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말이죠.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내년 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 현 국회의원이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48%가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 약 과반이 자신의 지역구 의원의 교체를 바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초선의 내려놓음은 ‘당내 3선 이상’의 중진에게도 정치 개혁의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큽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댐을 쌓을 때 첫 바위가 영향을 못 미치는 것 같아도 그 위에 쌓이고 쌓이면 누적돼 댐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정치권의 개혁도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오 의원 역시 회견에서 “또 다시 정치 개혁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책임져야 할 이가 기득권과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우리 정치에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책임을 인정하는 이 없이 말만 앞세운 개혁에 무슨 힘이 있느냐고 국민들이 묻고 있다. 전 그 물음에 내려놓음이란 답 드린다”고 기성 정치인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중진 의원들은 오 의원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다선 의원에게까지 요구하는 것은 안 된다며 확대 해석에 경계를 요구했는데요. 수도권의 5선 의원은 “언제까지나 본인의 선택”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한다고 정치개혁이 이뤄질 것이면 모두가 (불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3선 의원도 “각자마다 정치 개혁의 방향은 다르다. 강요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당내에선 오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응원을 보내면서도 발표 시기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총선이 아직 1년이나 남아 큰 파장으로 이어지기 까진 조금 이르다는 것입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수도권 초선의원으로 활동한 표창원 전 민주당 의원과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약 6개월 전에 불출마를 선언했었죠. 이 사례를 언급한 또 다른 3선 의원은 “총선이 임박했을때 선언했다면 정치권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원내 지도부 정말 소수에게만 공유하고 거의 모든 의원들이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정치 개혁을 이루려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야 파급력도 클 텐데 지금은 약간 ‘뜬금포’ 느낌이라 (정치 개혁의) 의미를 부여하기가 조금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정치권에서는 오 의원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오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진정한 정치 개혁의 시작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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