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클리닉] 항암치료 통해 암 크기 줄인 후 수술... 공포의 췌장암 치료율 높여

췌장암에 대한 국민적 인식 부족해… 치료 포기하는 경우 많아
췌장암 수술, 항암치료의 발전과 함께 범위 늘어나는 추세
  • 등록 2024-02-07 오전 6:57:06

    수정 2024-02-07 오전 9:49:2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췌장은 길이가 15㎝ 정도, 무게는 100g 정도인 가늘고 긴 모양의 장기이다. 주로 소화효소 분비와 혈당조절 기능을 한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2002년 월드컵 영웅 유상철 전 감독, 유명배우 김영애, 변희봉 등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명인들이 많다. 다른 암도 많지만 유난히 췌장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경우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높은 사망률로 악명이 높은 ‘공포의 암’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췌장암은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2020년 암생존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5.2%로 전체 암 생존율인 71.5%의 5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10대 암 중 가장 낮다. ‘공포의 암’, 혹은 ‘진단이 곧 사형선고’라는 수식이 붙는 이유다.

2019년 기준으로 봤을 때, 한 해 발생하는 전체 암 환자 25만4천여명 가운데 8천여명이 췌장암 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 수로 봤을 때는 전체 8위지만 사망자 수로는 5위다. 2030년에는 폐암에 이어 두번째로 사망자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 갑작스러운 당뇨병 발병 땐 검진 필요

췌장암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췌장암이 발생하기 쉬운 요인에는 고령, 흡연 경력, 당뇨병, 비만 등이 있으며, 만성 췌장염, 췌장 물혹 및 일부 유전질환에서 췌장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췌장암의 증상은 특정한 증상보다는 복통, 황달,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은 여러 소화기질환에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환자가 췌장암을 초기에 자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췌장은 각종 소화기관에 둘러 쌓여 있어 이상 증세를 진단하기 쉽지 않다.

다양한 증상이 있지만, 갑작스러운 당뇨병 발병 때는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당뇨는 췌장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췌장암으로 인해 당뇨가 생기기도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의 연구(2022 당뇨병 팩트 시트)에 따르면 당뇨병은 간암, 췌장암, 담도암, 신장암 등 각종 암 발병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연구에서 국내 췌장암 환자의 30%정도가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만큼 췌장암과 당뇨의 관계는 깊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 간담췌외과 김선회 교수는 “증상만으로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어렵지만, 복부 통증, 황달, 체중감소, 소화장애, 당뇨병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며 “50세에 췌장암 가족력, 흡연, 당뇨, 만성췌장염 등이 있다면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수술 등 치료법 다양해져

췌장암은 수술로 절제가 되어야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암의 크기가 작더라도 췌장 주변의 중요 장기나 큰 혈관을 침범했다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췌장암 환자 중 약 30%정도만이 수술이 가능하다. 그나마 과거엔 10~20% 수준이었는데, 의료가 발전함에 따라 수치가 많이 개선됐다.

수술을 받으면 20~30% 정도는 완치가 가능하지만, 1기에 수술을 받는 경우에 절반 또는 그 이상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기 증상이 있거나 위험인자가 있으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췌장암을 의심하고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췌장암 수술을 받은 후에는 보통 항암치료를 시행하는데, 최근에는 수술 전 항암치료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하는 선행항암치료도 많이 시행하고 있다. 의학의 발달로 수술이 가능한 환자 수가 늘었고, 중증도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췌장암네트워크의 대표이기도 한 김선회 교수는 “최근 효과가 좋은 새로운 항암제 등 치료 방법이 발전하면서 치료 가능한 환자의 범위가 늘고 있다”며 “조기진단 후 수술을 통한 완치율이 많이 높아진 만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베테랑 + 젊은 의료진 아우른 드림팀

고령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사회구조 특성상, 췌장암 환자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0년간(1999년 ~2019년) 연 평균 1.6%가 환자가 늘고 있다. 심각한 것은 그에 따른 사망자의 숫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기준으로 5위였던 췌장암은 2030년에는 폐암에 이어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췌장암 완치율 높이기에 모두가 나서야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췌장암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망할 확률이 가장 높은 암이라는 인식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췌장암으로 진단됐다 해서 모두가 사망하는 것은 아니기에 막연히 우려하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조기발견과 적극적치료가 행해진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국가건강검진으로는 췌장암 발견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빈도 발생 5대 암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암 발생률이 높지 않다보니 정기적인 검사 시 비용부담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일반인이 정기검진을 통해 췌장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다. 췌장암 전문 의료진 육성과 연구·의료제도·수가 등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김선회 교수는 “췌장암 진단을 사형선고처럼 받아들이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수술을 포함해 항암, 방사선, 내시경 시술 등 치료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췌장암 진단은 절대 사형선고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췌장암은 혼자 싸워서 이겨내기가 쉽지 않은 암이기 때문에 의료인, 환자·보호자뿐 아니라 온 국민이 힘을 모으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암 치료, 장기이식, 로봇수술까지 …

올해로 개원 3년차를 맞는 중앙대광명병원에서는 간담췌외과팀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췌장암 권위자 외과 김선회 교수를 필두로 외과 황지웅 교수, 손희주 교수, 서상균 교수가 그 구성원이다. 수술 경험이 많은 베테랑 의료진부터 패기를 갖춘 젊은 의료진까지 아우른 드림팀이라는 평가다.

간담췌외과팀은 암의 진행 정도,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개개인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한다. 젊고 암세포가 작은 크기인 경우(3cm 이하) 우선적으로 외과적 절제수술을 적용하고, 암이 여러 곳에 퍼져 있는 경우 보조적인 항암 치료나 항암·방사선 동시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한다.

로봇수술과 장기이식 역시 활발히 진행하고있다. 개원 2년차인 2023년에는 전체 로봇수술 600례를 달성했으며, 고난이도의 신장이식 수술과 간이식 수술,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리에 마쳤다.

외과 황지웅 교수는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고난이도의 장기이식, 로봇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며 “개원전부터 전 교직원들이 착실히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대광명병원이 수술 잘하는 병원으로서 지역사회건강증진의 중심으로 우뚝 설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중앙대광명병원 외과 김선회 교수(왼쪽 두번째)가 췌장암 확진을 받은 환자의 치료를 위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대광명병원 간담췌외과팀 (좌측부터) 외과 서상균 교수, 김선회 교수, 황지웅 교수, 손희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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