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황영기 우리금융그룹 회장

"하반기중 토종 사모펀드에서 지분 30% 가량 인수 예상"
"민영화 일정 연기하면 더 좋은 가격으로 팔 수 있다"
  • 등록 2004-05-03 오전 9:11:18

    수정 2004-05-03 오전 9:11:18

[edaily 이경탑기자] "하반기중 ADR과 사모펀드 등을 통해 일정부분의 정부 지분을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에 대해서는 내년초쯤 매각일정 연기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동의를 구할 방침입니다"
황영기 우리금융그룹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취임 한달을 갓 넘긴 3일 edaily와 인터뷰를 갖고 내년 3월 시한인 우리금융(053000) 민영화 일정에 대한 연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대담 = 이종석 경제부장) 황 회장은 "민영화 시한에 쫓겨 정부 보유 지분 86%를 모두 팔다보면 물량 부담 때문에 제값받기가 어렵고, 시간도 너무 촉박하다"며 "정부가 법에 정한 대로 하라면 할 수 밖에 없지만 이 것이 공적자금회수 등 국가이익에 꼭 도움이 되는 결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또 "오는 8월까지 ADR 발행 등으로 현재 86%대인 정부지분을 65% 수준으로 낮춘 뒤 늦어도 내년초까지 `토종` 사모펀드에서 정부지분 30%와 우리금융 경영권을 인수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정부지분 30%에 대해서는 정부와 국회에 민영화 일정 연기 여부에 대한 선택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일정대로 팔라고 하면 최근 하나은행 정부 지분 매각에서 사용된 일정 범위내 가격할인 조건을 붙여 블록트레이딩 방식으로 팔 수 있지만 민영화 연기에 동의할 경우 이 보다 더 좋은 가격으로 팔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민영화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정부지분이 `제로`가 되는 것이지만 좀 더 달리 해석하면 정부 영향력을 `제로화`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이같은 관점에서 정부지분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섀도 보팅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현재 추진중인 한투증권, 대투증권 또는 LG증권중 한곳을 인수할 경우 우리증권과 합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황회장과의 일문일답 - 우리지주 회장 취임 한달을 맞는 소감은. ▲지난 3월25일 은행장에 취임했고, 지주사 회장은 3월30일 정식 취임했다. 이제 은행 업무는 대충 파악했고 숙제만 남은 상태다. 은행이 전통적으로 예금과 대출 마진(NIM)으로 이익내는 구도에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모델로 변해야 한다. 돈 안되는 서비스는 인터넷 모바일 CD/ATM 등 기계가 대신하게 하고, 직원들도 서류나 보고서 작성 등 저부가가치 업무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수익증권 종신형보험 국민주택채권 모기지론 판매 등 다양한 상품 판매가 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다행이 우리은행 인력은 매우 우수하다. 자긍심과 제대로된 성과 보상이 따른다면 희망하는 복합상품(multi-product) 판매를 통한 고부가가치 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은행의 성공은 경영자 능력, 직원 자질 및 상품 생산조직이 상호 성공적으로 결합될 때 가능하다. - 한·대투 또는 LG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LG증권은 기업금융(IB), 한·대투는 자산관리를 장점으로 꼽을 수 있지만 세 회사 모두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아 보인다. 오히려 기업구조조정업무는 우리은행이 잘한다. 앞으로 사모펀드(PEF)가 본격화되면 우리은행이 가장 잘 할 것이다. 한·대투의 핵심 자산은 순수 개인형 수익증권이다. 하지만 전체 보유자산의 절반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다. 각각의 회사에 대한 실사 결과를 본 뒤 사외이사 의견을 구해 어떤 회사를 고를지 정할 것이다. - 한·대투와 LG증권중 한 곳을 인수하면 우리증권과의 관계는. ▲한·대투 주식 영업력은 우리증권에 비해 오히려 취약하다. 인수한다면 우리증권 채널과 별도로 둘 필요는 없다. 합칠 계획이다. 주식 브로커리지 부문은 성장성이 없다. 전세계적으로 국내 온라인 거래비중이 가장 높아 큰 돈벌이가 안된다. 따라서 증권분야보다는 자산운용에 주력할 방침이다. - 삼성생명 방카슈랑스 제휴 문제는. ▲이 문제는 시한이 정해진 게 아니다. 반면 한·대투 또는 LG증권은 정해진 시한이 있다. 제휴사로서 삼성생명은 좋은 파트너다. 다만 비은행 상품 판매 방법과 기획 작업에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한·대투 문제를 우선 해결한 뒤 삼성생명과 제휴 문제를 검토할 예정이다. - 민영화 방안은. ▲민영화를 문자 그대로 얘기하면 정부지분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지만 이를 달리 해석하면 정부 영향력을 `제로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같은 관점에서 정부 의결권행사를 제한하는 섀도 보팅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이헌재 장관이 민영화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식적 입장이다. 나도 공식적 입장으로는 "예정대로 가라면 간다"는 것이다. 현재 법상으로 우리금융 민영화 일정이 정해진 상황이다. 이 장관의 입장은 국민이 정한 법 일정에 따라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영자 입장을 더한다면 당초 정해진 민영화 일정에 무조건 맞추는 것이 국가 이익에 꼭 도움이 되느냐는 문제다. 민영화 시한에 매달리면 상대에 대한 전략노출로 협상이 불리해진다. 당장 6월이후 나설 ADR 발행작업과 관련해 리먼브라더스와 오페라본드 물량중 5% 가량이 주식물량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부터 10월까지 20%가량이 시장에 추가로 나와 유통물량이 현재의 15%에서 35%로 늘어날 것이다. 3분기중 사모펀드(PEF) 관련법제화 과정을 거쳐 5조원 규모의 PEF가 만들어지고 이 펀드자금 중 1조~2조원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활용되면 정부의 우리금융 지분률은 30%로 낮아진다. 사모펀드는 우리금융을 경영하는 것으로 PEF내 지배적 펀드는 국내자본이어야 한다. 내년 1분기에 정부지분이 30% 정도 남으면 정부에 최종 선택을 요구할 것이다. 3월말까지 무조건 팔라면 블록트레이딩 방식을 취하면 된다. 하나은행 처럼 5~10% 정도 할인된 수준에서 블록 트레이딩한다면 충분히 팔 수 있다. 이 방안과 함께 남은 지분 매각에 시간 더 준다면 더 좋은 값에 팔 수 있다. 30% 남았을 때 정부와 국회에 보고, 민영화 연기방안에 대한 동의를 구할 계획이다. - 공적자금 투입은행이 공자금 투입증권사를 인수한다는 자격 시비가 일고 있는데. ▲인수 자격없다고 한다면 지금이라도 한·대투 인수 포기할 것이다. 이 문제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우리금융이 한·대투를 사서 더 빨리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공적자금 은행에 신규사업을 제한하는 것은 근시안적 판단이다. - 하반기 은행주변 경영환경에 대한 전망은. ▲부동산 시장 폭락사태는 없을 것이다. 은행 담보물건은 나대지 상가 보다는 주거용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이 대부분이다. 현재 담보대출비율(LTV)은 50%대로 담보 부동산 처분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현 단계에서 부동산 가격이 20∼30% 정도 하락해도 은행은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다. 중소기업 부실화 문제가 다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현재 은행이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정도의 건전한 체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그동안 리스크관리에서 상당한 수업료를 냈다. 국내 은행권 가운데 기업금융 리스크 관리를 가장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연체율 문제와 관련해 연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은행내 중소기업용 PEF를 통해 될 성 싶은 중소기업에 대해 출자전환이나 유동성 지원을 조속히 시행할 계획이다. 중기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은행이 발빠르게 위기관리 대응에 나서면 시스템적 충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황영기 회장 약력 - 52년 경북 영덕생 - 71년 서울고등학교 졸업 - 75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무역학과 졸업 - 81년 영국 London school of Economics 대학원 졸업 - 75년 삼성물산 입사 - 77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국제금융팀 - 81년 파리바은행 서울지점 - 82년 트러스트은행 서울지점 - 86년 트러스트 인터내셔널 동경지점 아시아 지역담당 부사장 - 89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국제금융팀장 - 94년 삼성전자 자금팀장 - 97년 삼성생명 전략기획실장 - 99년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 01년 삼성증권 사장 - 04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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