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1년 클린스만호’ 결단 서둘러야 하는 이유, 6개월이 줄었다

축구협회, 오는 15일 전력강화위원회서 감독 거취 논의
미국으로 떠난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참여 예정
카타르 월드컵이 겨울에 열리며 다음 대회까지 남은 시간 촉박해
  • 등록 2024-02-13 오후 6:10:46

    수정 2024-02-13 오후 6:10:46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 모여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실패한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의 거취 문제 등을 놓고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오는 15일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다고 알린 가운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유임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는 새해의 시작을 아시아 정상 탈환과 함께하고자 했다. 64년 동안 이루지 못한 꿈이었으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으로 대표되는 황금세대는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불안 요소로 꼽힌 건 바로 대표팀의 수장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독일 축구대표팀과 바이에른 뮌헨(독일), 미국 대표팀, 헤르타 베를린(독일) 등을 거친 그의 지도자 이력은 성공으로 보기 어려웠다.

2006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에서 독일을 3위로 이끌었으나 당시 수석코치였던 요아힘 뢰브 감독이 전적으로 전술 지시를 내린 것이 알려졌다. 또 당시 선수로 함께 했던 필립 람이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력을 비판하며 성과가 평가절하됐다.

분데스리가 최강 뮌헨에선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고 2020년 2월 헤르타 베를린 시절 이후론 약 3년에 가까운 경력 공백도 겪었다. 이외에도 재택근무 논란 등 우려가 제기됐으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선임을 강행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부임 후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을 겪으며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외국인 감독 중 최다 무승 불명예 기록으로 출발했다. 이후 잦은 외유 논란, 대표팀 명단 발표 간소화 등 제 입맛에 맞는 행동을 이어갔다.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이 얼굴을 감싸쥔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과를 냈다면 달라졌겠으나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대회 내내 무색무취한 모습을 보이며 단 하나의 아시아 팀도 압도하지 못했다. 선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축구로 ‘해줘 축구’라는 비아냥만 얻었다. 아시아 최강을 증명하려던 무대에서 한국은 누구나 쉽게 넘볼 수 있는 팀이 됐다는 걸 보여줬다.

“아시안컵이 내 시험대”, “결과로 평가받겠다”라고 큰소리쳤던 클린스만 감독은 사퇴를 거부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이번 대회를 분석하고 협회와 논의하고자 한다”라며 “2년 반 동안 북중미 월드컵을 목표로 팀이 더 발전해야 한다”라고 로드맵을 그렸다.

그러면서 지난 8일 귀국 후 하루만 국내에 머문 뒤 1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15일에 열릴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도 화상으로 참석한다.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보여준 부진에 대한 해명과 발전 방향을 적극적으로 설명해도 모자랄 판에 비대면으로 회의에 임한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의 태도를 차지하더라도 협회와 정몽규 회장의 결단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처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약 2년 4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한국은 월드컵 직후 사령탑 변화를 겪었다. 자연스레 다음 월드컵까지 4년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사이 감독이 바뀌기도 했고 본선까지 쭉 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은 기후 사정상 11월에 열려 12월에 막을 내렸다. 북중미 월드컵은 2026년 6월에 개막한다. 평소보다 6개월의 시간이 줄어든 셈이다. 가깝게는 당장 내달 21일과 26일 태국과 홈, 원정을 오가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일정이 잡혀있다.

그만큼 발걸음을 빠르게 재촉해야 한다. 클린스만 체제로 이어간다면 현 상황을 타개할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했기에 그의 근무 형태와 대표팀 명단 발표 간소화 등에 대한 재평가도 뒤따라야 한다. 전술적인 부족함을 보완할 대책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이 기존에 보여줬던 태도와 고집을 꺾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과 결별하고 사령탑 교체로 간다면 감독 선임 작업부터 빠르게 착수해야 한다. 국내·외를 아우르며 신속하면서도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물론 이번엔 선임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앞에서 축구팬들이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실패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 다음 월드컵까지 4년이 되지 않은 시간에서 클린스만 체제로 1년을 보냈다. 후임 감독이 선수단을 파악하고 색을 입히는 데 시간이 걸리기에 하루라도 더 많은 시간을 줘야 한다.

상황은 이렇게나 급박하다. 모두가 팽배한 위기감을 느끼고 전운마저 감돈다. 13일 협회 앞에선 정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의 사퇴를 촉구하는 축구 팬들의 차량 시위도 벌어졌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날 예정된 회의에 불참을 통보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고 이끈다는 협회 수장도 감독도 없었다.

반면 대회 직후 팬들에게 미안함을 밝혔던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소속팀 복귀전을 마친 뒤 “아시안컵 이야기를 다시 하는 건 좋지 않다”라며 여전한 괴로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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