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칸막이 행정' 탓…송도·청라 때아닌 '교실대란'

송도·청라지역 초·중학교 14곳 '과밀학급' 몸살
과학실·음악실에서 수업해도 '공간부족' 호소
학생증가 고려 없이 주택 늘려…"불통 행정"
  • 등록 2018-10-04 오전 6:30:00

    수정 2018-10-04 오전 8:56:29

인천 청라 해원초등학교 학부모들이 9월20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학급과밀 문제로 교육청을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부족으로 문 닫는 학교가 속출하는 가운데 인천지역 신도시 송도·청라지역 초·중학교에서는 때아닌 ‘교실대란’으로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교육국제화특구인 송도·청라에 학생들이 몰리는 상황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이 대책 없이 주택공급을 늘려 기름을 부었고 교육청은 학생수 예측에 실패했다. 학생 수 급증으로 교실이 부족해지면서 대부분의 초·중학교가 과밀학급, 콩나물 교실로 운영 중이다. 해당 지역에선 인천경제청과 인천시교육청 간 ‘불통 행정’을 이번 교실대란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서윤]
3일 인천경제청과 인천교육청에 따르면 송도지역 초등학교 11곳 가운데 3곳, 중학교는 5곳 중 4곳의 전교생 수가 정원을 넘어선 과밀학교다. 청라는 초등학교 7곳 가운데 3곳, 중학교는 4곳 모두 정원을 초과했다. 교육청은 학습 여건을 고려해 초등학교는 학급당 26.5명, 중학교는 30명의 학생을 기준으로 학급을 편성했지만 이들 학교는 모두 기준을 넘어섰다.

송도·청라지역 초등학교는 교육청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학생이 전입하면서 과학실, 음악실 등 특별실(특정 교과의 전문적 교육을 위해 조성한 교실)을 학교에 따라 5~13개씩 일반교실로 전용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부족해 학생들은 ‘콩나물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송도 신정초는 애초 42개 학급에서 특별실 7개를 일반교실로 바꿔 49개 학급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학급당 학생 수가 평균 31.4명이다. 학급당 정원보다 4.9명이나 많다. 송명초도 30개 학급에서 40개로 늘렸지만 학급당 학생 수는 31.1명이다. 신정중과 해송중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학급당 학생 수가 36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청라는 해원초·청람초·청라중·청람중이 정원 초과다. 송도·청라의 교실 부족 문제는 경제청과 교육청간 불통과 무능 탓이다. 신도시 개발을 주도한 인천경제청은 학생 수 증가에 대한 고려 없이 공급주택을 늘렸고 교육청은 사전예측에 실패했다.

송도·청라는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돼 있어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이 대거 이주했기 때문에 타 지역보다 초등학생 유입이 많다. 교육청은 통상 학교 신설 시 초등학생 유발(증가)률을 가구당 0.3명 안팎으로 적용, 학생 수를 산출하지만 송도·청라는 유발률이 0.4명이나 됐다. 개발계획 당시 산정한 유발률보다 실제 학생 유입이 많아지면서 과밀학급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인천경제청이 교육청과 사전협의 없이 주택 수를 늘려 기름을 부었다. 경제청은 송도 개발계획(9만5000여가구)에서 확정했던 주택공급 규모에 8000여가구를 추가했고 청라(3만1000여가구)에서는 2000여가구를 늘렸다. 이로 인해 입주민과 학생 수가 급증한 것이다. 현재 송도·청라의 입주율은 각각 40%·90% 정도다.

과밀학급 문제로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경제청과 교육청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신설학교 규모·용지가 확정된 상황에서 주택 수가 늘고 학생 유입이 늘어나면서 수용계획이 빗나갔다”며 “경제청이 교육청과 협의 없이 200~300가구씩 찔끔찔끔 주택공급 계획을 늘린 탓에 교실 부족 문제가 심해졌다”고 비난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송도·청라 신도시 조성 당시 계획했던 인구 규모를 맞추기 위해 주택공급을 늘렸다”며 “주택을 늘릴 때마다 교육청과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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