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이 곧 생존"..삼성도 SK도 ESG 경영 '올인'

<기·승·전 ESG…왜>
삼성, 광산 지역서 교육·직업 훈련
SK, 친환경 설비에 과감한 투자
지역사회·자연과 공존의 길 모색
신경영 패러다임..위기이자 기회
국내 기업들 체계적 전략수립 절실
  • 등록 2021-02-09 오전 6:00:00

    수정 2021-02-09 오전 6:00:00

글로벌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역행할 수 없는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향후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연속 기획 ‘기·승·전 ESG…왜’를 통해 국내 기업과 해외의 ESG 현황, 전문가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매주 게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는 2016년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생산한 코발트 등 원자재가 삼성전자, 애플, 소니 등 세계적 기업들의 제품에 사용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발트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요 구성물질로 콩고민주공화국은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최소 50%를 차지한다. 인권침해, 환경파괴 등의 문제가 대두되자 삼성전자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9년 9월 삼성SDI, 독일 국제협력공사, BMW그룹, 바스프(BASF)와 협력해 ‘지속가능한 코발트 채굴을 위한 산업간 협력 프로젝트’를 런칭하고 작년 10월부터 1500여명의 광부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에게 교육 및 직업훈련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 독일 BMW, 폭스바겐, 바스프 등과 함께 콩고에서 작년 10월부터 광부 등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SK하이닉스(000660)는 2018년말 극자외선(EUV) D램 공장인 M16(경기도 이천 소재) 건립에 나섰으며 이달 1일 준공했다. 회사는 공장 건설 과정에서 공해 저감 등 환경 기준에 부합하는 시설 확충 등을 위해 총 3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를 그리던 2년전 최태원 회장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시장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들이 이미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가입된 상태였던 만큼 장기적으로 수주를 위해선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네덜란드공적연금은 작년 2월 6000만유로(약805억원)의 한국전력 지분을 매각하고 투자를 회수했다. 한전이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연관됐다는 이유였다. 불똥은 삼성물산으로 튀었다. 한전이 베트남에서 진행중인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중단하라는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작년 10월 신규 석탄 투자·사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거부할 수 없는 물결 ‘ESG’가 세계 경제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배출 감축을 핵심으로 하는 ESG는 기업 경영활동의 지속가능성, 즉 생존을 담보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될 전망이다. 기업들이 ESG 전략을 제대로 수립·대응하지 못할 경우 도태되거나 아예 사라질 위기에 맞닥뜨린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경영의 새 바이블인 ESG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ESG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2050년 탄소중립비전을 선언한 정부와 함께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를 위한 조직체계와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자칫 ESG에 소홀하다는 이유로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경영권 공격을 받을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투자회수 사례 등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에 제조 기반의 기업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 등 정유·화학사, 네이버, 카카오 등 IT 회사 등도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실제 전 세계 투자 회사들의 관심은 ESG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ESG 투자자금은 작년 2분기말 40조5000억달러에서 2030년에는 130조달러까지 급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이 전 세계 200곳의 자산운용사와 금융투자회사에 있는 200명의 임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중 7명 이상인 73%가 ESG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앞으로 3~5년 간 투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흐름으로 기후변화 이슈를 꼽았다.

이와 맞물려 미국 내 3위 공적연기금인 뉴욕주공무원퇴직연금의 경우 204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넷-제로)를 달성하지 못하는 에너지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전액 회수하겠다고 공언했다. 블랙록 역시 총매출의 25% 이상을 석탄화력생산·제조에서 발생하는 기업을 투자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처럼 ESG 리스크는 당장 기업경영에 위협요인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기업별·업종별 등 ESG 경영을 위한 맞춤형 가이드라인과 평가체계 등이 미흡한 실정이다. ESG 평가등급 산출을 위한 의무 공시 확대도 서둘러야 할 사항으로 거론된다. 아울러 시대적 흐름에 편승해 무턱대고 ESG를 도입할 경우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임직원들간 전사적인 공감대 형성을 통해 체계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선경 대신경제연구소 ESG본부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ESG가 사회적으로 또는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차원에서 ESG가 왜 필요한지, 도입에 따른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따져보고 경영진을 포함한 조직 내 공감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이 올해 1월 30일 발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뿐 아니라 교통·운송과 철강을 비롯한 소재산업, 유틸리티산업의 기업가치가 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MS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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