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인공어초로 바다 숲 조성·규산질 슬래그 비료로 벼 생산

<기승전 ESG 어떻게>(5)포스코
기업시민실 산하 ‘ESG 그룹’·이사회 내 ‘ESG 위원회’ 신설
수소경제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 비전 제시..탈탄소 시대 선도
세계 철강사 첫 ESG 채권발행·책임있는 광물구매 위한 RMI 가입
  • 등록 2021-03-25 오전 6:00:00

    수정 2021-03-25 오전 6:00:00

‘탄소중립’을 전제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생존하기 위해 공존을 모색해야만 하는 국내 기업들 역시 ESG 경영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데일리는 법무법인 지평 ESG센터와 공동으로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 현황을 살펴보는 연속 기획 기사를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내고 분리한 부산물인 슬래그를 활용해 개발한 인공어초 ‘트리톤’은 갯녹음 피해가 심각한 바다에 설치해 해조류가 풍부한 바다숲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다. 트리톤 어초의 주재료인 슬래그는 철, 칼슘과 같은 미네랄 함량이 일반 골재보다 높아 해조류 성장 촉진에 효과적이며 고비중, 고강도 특성으로 바닷속에 설치했을 때 태풍이나 해일에 파손될 염려도 적기 때문이다. 바다숲 조성을 통한 클린오션 사업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는 현재까지 국내 30여 곳의 바다숲에 총 7654기의 트리톤 제작을 지원했다.

▲작업자가 트리톤에 어초를 이식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해저에 설치되기 위해 크레인으로 이송중인 트리톤. (사진=포스코)
슬래그를 급냉·입상화해 만든 ‘규산질 슬래그 비료’는 벼의 줄기를 3배 이상 강하게 만들어 바람을 잘 이겨내 수확량을 10~15% 증대시키고 단백질 함량을 낮추어 식감과 맛이 좋아지는 품질향상 효과를 가져온다. 현재 제철세라믹, 효석 등 8개사가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슬래그를 공급받아 규산질 비료를 생산, 판매하고 있으며 생산량의 80% 이상은 농민들한테 무상 공급하고 있다. 규산질 비료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그린카본 비료로도 역할을 하고 있다.

환경단체의 뭇매를 맞을 정도로 탄소배출 등 각종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렸던 포스코의 변신은 놀랄 정도다. 트리톤 어초를 활용한 트리톤 바다숲은 해양생태계의 해초와 퇴적물로 활성화된 탄소 제거원과 저장고를 일컫는 블루카본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해양 생태계 복원 및 블루카본 고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세계철강협회에서 주관하는 11회 스틸어워드에서 지속가능경영 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규산질 슬래그 비료’ 역시 폐기물 배출 감축 이상의 뜻깊은 성과로 평가된다. 비료에 포함된 철이온(Fe3+)이 논에서 나오는 메탄량을 15~20% 가량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규산질 슬래그 비료’가 연간 110~15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람 광양 신구리 일대 논에서 규산질 슬래그 비료를 주고 있는 최정우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의 모습.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2018년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선포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커지면서 우리의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천이 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일환으로 포스코는 작년 말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데 이어 올 초에는 카본 프리(Carbon Free) 제철기술 개발 조직인 ‘저탄소공정연구그룹’과 함께 ESG 전담 조직인 ‘ESG그룹’을 기업시민실 내에 신설했다. 아울러 이달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기후변화 관련 저탄소 정책과 안전·보건 등에 대한 계획을 검토하고 이행사항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탈탄소·수소시대 목표..2050년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 구축

포스코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이나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해 탈탄소·수소시대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이 상용화되면 최대 연간 370만톤의 그린수소가 필요하게 돼 최대 수소 수요업체이자 생산업체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현재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Cokes Oven Gas)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연간 7000톤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약 3500톤의 부생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중 온도 조절과 산화 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 연료전지 분리판용 철강제품을 개발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차에 공급하는 등 수소 생산과 이용에 필요한 역량도 갖추고 있다.

▲친환경제철소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앞으로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 연구와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하는데 필요한 강재 개발, 부생수소 생산 설비 증대, 수소 생산 핵심기술 개발 등의 역량 강화는 물론 그린수소 유통 및 인프라 구축, 그린수소 프로젝트 참여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부생수소 생산 능력을 7만톤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글로벌기업과 손잡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이용해 생산하는 블루수소를 50만톤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 그린수소는 2040년까지 2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를 완성할 방침이다.

작년 말 호주 원료공급사인 FMG(Fortescue Metal Group)와 협력키로 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 포스코는 FMG의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발전 설비에 PosMAC 등 포스코의 프리미엄 강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FMG의 철광석을 수입해 철강재를 만들고 이 강재를 다시 수소 생산을 위한 FMG의 태양광 발전 설비에 공급하는 구조다.

5억달러 규모 ESG 채권 발행..국내 철강업계 최초 ‘RMI’ 가입

포스코는 앞서 2019년 7월 전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년 만기 5억 달러 규모의 ESG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ESG 채권은 환경친화, 사회책임,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포스코는 친환경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그린본드와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소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소셜본드를 결합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포스코는 조달한 자금으로 철강뿐만 아니라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집중육성하고 있으며 이차전지 소재인 양음극재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 17조원 규모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 공장.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특히 철강생산을 위해 주석과 텅스텐 합금철인 페로텅스텐을 사용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비판 받을 수 있는 행위를 한 공급사와는 거래를 제한한다는 원칙 아래 분쟁지역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작년 5월 ‘책임 있는 광물 구매 연합(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 가입도 책임감 있는 광물 구매를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RMI는 책임광물 원산지를 추적조사하고 생산업체의 모니터링 및 인증을 실시하는 글로벌 협의체로 2008년에 설립돼 현재 애플·테슬라·삼성전자 등 자동차사 및 IT 기업 380여 곳이 가입돼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RMI가 확보하고 있는 책임광물의 원산지 및 제련소 등 공급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책임 있는 광물의 조달과 공급망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며 “이차전지소재 양극재의 필수 원재료인 코발트와 같은 책임광물 구매에 대해서도 엄격히 모니터링 및 공급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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