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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16일 대전 NC전서 선발 바티스타와 마무리 송창식의 호투에 힘입어 6-4로 승리를 거뒀다. 개막 이후 18일만의 승리. 지긋 지긋했던 13연패 수렁에서도 탈출했다.
이날 승리는 김태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1회초부터 좌익수 정현석의 어이없는 포구 실책이 나오며 3점을 먼저 빼앗긴 경기. 2회에도 1점을 내주고 말았다. 올시즌 내내 반복됐던 패턴. 결국 또 패배에 한 걸음 다가서는 듯 보였다.
그러나 김태균을 중심으로 한 타선의 집중력은 어려워 보이던 승부를 기어코 뒤집는 힘을 발휘했다.
5회말 1사 후 김태완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김태균이 에릭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투런 홈런을 뽑아내며 역전을 이끌어냈다. 4번 타자 김태균은 홀러 4타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팀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
하지만 경기 후 김태균이 보여준 것은 미소가 아니라 눈물이었다. 입단 이후 처음으로 맡은 주장의 무게감. 여기에 연패가 더해지며 말 할 수 없는 중압감을 느꼈던 탓이다.
연패에 빠진 팀의 주장, 게다가 한국 최고 연봉(15억원) 선수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온갖 비난의 화살을 쏘도록 하는 원인이 됐다. 태업이나 개인 주의 등 근거 없는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속내를 좀처럼 꺼내들지 않았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태균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서 목이 메인 탓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어렵게 입을 연 그는 “후배들이 주장에게 바라는 것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부분들을 채워주지 못해 많이 미안했다”며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했다. 많은 질타도 있었지만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선수들도 안 좋은 상황 속에서도 힘을 낼 수 있었다. 최근 몇년간 좋지 않은 성적을 항상 갖고 게임에 임해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무겁게 억누르던 첫승을 했으니까 앞으로는 마음 편하게 야구를 즐기며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한화도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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