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인수금융 금리…외국계와 대기업엔 기회 [마켓인]

높은 인수금융 금리에 M&A 거래 '급감'
만기 연장·차환도 골치 아파
高환율·자금력 외국계 PE에 유리
의사결정 빠른 SI들 역시 경쟁력
  • 등록 2023-01-21 오후 1:12:00

    수정 2023-01-21 오후 3:43:30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PEF(사모펀드) 운용사가 이끄는 M&A(인수·합병)의 성사 자체가 까다로워지고 있다.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하더라도 자금 납입을 하지 못해 거래가 엎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기존 인수금융의 만기가 돌아오는 PE들에게는 이를 연장 또는 차환하는 일조차 큰 압박이다.

내년에는 한계 상황에 놓인 기업들이 다수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탄을 보유한 이들에게 기회가 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전히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자금력을 가진 외국계 PE(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대기업 등 오너의 의지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전략적투자자(SI)들의 약진이 기대된다.

신규 조달도 연장·차환도 두려운 ‘인수금융’

최근 인수금융 금리가 8~10% 수준으로 거론되면서 섣불리 M&A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을 높이려면 인수금융을 써야 하는데, 금리가 높아지면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펀드들이 M&A 관련 의사결정에 확실히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실제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뤄졌던 지난해 체결된 기업 경영권 인수 거래액(거래완료 날짜 기준)은 26조31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거래 규모(51조7515억원) 대비 49% 줄어든 수치다. 2012년(23조5445억원)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인수금융이란 인수자가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시장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통상 PEF는 특정 기업을 M&A(인수·합병)할 때 기존에 조성한 펀드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와 함께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 돈을 투입하는 형태로 레버리지를 활용한다.

기존에 조달한 인수금융의 만기가 돌아온 PE들은 이를 연장하는데도 애를 먹고 있다. 올 상반기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인수한 버거킹, MBK파트너스가 품은 네파, JC파트너스의 MG손해보험 등의 인수금융 만기가 돌아온다.

특히 최근 디지털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를 인수하기로 한 MBK파트너스는 인수금융 주선사들을 대상으로 만기가 돌아온 네파 인수금융의 리파이낸싱(차환) 관련 해결방안도 함께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인수금융 뿐 아니라 기존 인수금융의 연장 또는 차환 모두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외국계 PE나 의사결정 빠른 SI 경쟁력 있어

외국계 대형 PE들은 고환율 국면에서 여전히 국내 PE들에 비해 유리하다. 원·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칼라일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등은 비록 고배를 마셨지만 메디트 인수전에 관심을 드러낸 만큼 막강한 자금력도 보유하고 있다. 언제든 ‘빅딜’에 베팅할 수 있을 만큼 실탄이 두둑하다는 얘기다.

대기업 등 SI들이 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 최근 hy(전 한국야쿠르트)는 자금난에 빠진 메쉬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기업간 거래(B2B) 물류 서비스 사업의 확장을 위해서다.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약 65%를 확보하는 방안이다.

SI가 PE에 비해 M&A 시장에서 가지는 경쟁력은 ‘오너의 결단력’이다.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출자를 통해 조성된 펀드로 투자에 나서는 PE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 때로는 LP(출자자)들의 동의도 얻어야 하고, 투자 성과에도 큰 책임이 뒤따른다.

반면 오너 일가의 입김이 센 기업들은 의지만 있다면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 지난 2021년 사명을 바꾼 hy는 창업주이자 윤호중 회장의 부친인 윤덕병 회장의 별세 이후 지분 승계를 마무리하고 최근 본격적으로 B2B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0억원대의 현금도 보유하고 있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무산된 딜들을 보면 인수 측이나 매각 측 모두 장기적으로 더 좋은 회사를 만드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이 지점이 FI(재무적 투자자)보다 SI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측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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