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넘어 세계로]⑨`다시다에서 비빔밥까지`..식품한류 바람

CJ그룹, B2B 넘어 B2C 시장 공략
다시다 등 현지화 안착.."매출 절반 해외서 달성"
  • 등록 2012-04-05 오후 12:20:00

    수정 2012-04-05 오후 12:20:00

[베이징=이데일리 이학선 이승현 기자]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국내기업으로 흔히 삼성과 현대차, LG 등을 꼽는다. 이들이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폰을 앞세워 한국의 이름을 세계 곳곳에 알린 기업이라는데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들 못지 않은 활약상을 보여주는 곳이 유통·식음료업체다. 길어야 20년, 짧게는 5년에 불과한 해외진출의 역사지만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이데일리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세계시장에 당당히 `글로벌 코리아`의 깃발을 꽂고 있는 유통·식음료업체들의 활약상을 소개한다. [편집자]

중국 베이징 왕징에 위치한 화롄백화점 지하 식품매장.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두부 진열대의 절반을 `바이위(白玉) 두부`가 차지하고 있었다. 국내로 치면 풀무원 두부만큼 많이 깔려있는게 `바이위 두부`다. 이 두부를 만든 회사가 얼상CJ다. 지난 2007년 CJ(001040)가 중국의 식품기업인 얼상그룹과 50대 50으로 합작해 세웠다. 현재 베이징 두부시장의 80%가 이 회사 제품이라고 한다.

▲ 베이징 화롄백화점 식품매장에 다시다 진열대가 놓여있다. CJ는 베이징 조미료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이학선 기자)
맞은편 조미료 진열대엔 낯익은 상품이 보였다. 빨간색 포장지의 `다시다(大喜大)`였다. 다시다는 네슬레 계열의 `타이타이러(太太樂)`에 이어 베이징 조미료 시장 2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에선 쇠고기 다시다가 잘 팔리지만 중국은 다르다. CJ는 중국인들이 닭육수를 즐기는 것에 착안해 닭고기 다시다를 내놓았는데 한해 매출이 우리돈으로 2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들의 식탁에 한류가 자리잡고 있다. CJ는 몰라도 다시다는 알 정도다. 정수철 CJ식품유한공사 시장부 총감은 "브랜드 인지도 조사결과 베이징 시민 10명중 7명은 다시다를 아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올해는 식품부문에서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CJ는 그간 B2B(기업간 거래)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해왔다.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조미료 소재인 `핵산`과 동물사료에 사용되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을 CJ제일제당(097950)이 만든다. 지난해 바이오 분야의 해외 매출액만 1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효자사업이다.

상대적으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의 경우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 11개 점포를 열었다가 3개를 폐점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주재원은 "임대료가 비싼데도 무리하게 점포를 열었고, 종업원들의 서비스 마인드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다른 대기업들처럼 시행착오를 겪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를 교훈으로 CJ푸드빌은 철저한 상권분석과 메뉴 현지화에 주력했다. 상권은 A급 장소를 고집하지 않고 향후 성장가능성이 있는 곳을 위주로 점포를 내기로 했다. 중국인들의 기호에 맞춰 바게뜨와 같은 딱딱한 빵을 빼고 기름지고 고기나 말린새우를 넣은 `로우송`(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빵)을 추가했다. 뚜레쥬르가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도 이때의 경험이 큰 작용을 했다는 평가다.

식품한류의 대표적 상품으로 비빔밥을 빼놓을 수 없다. CJ푸드빌은 중국 베이징에서 한식 프랜차이즈 점포 `비비고`를 운영 중이다. 비빔밥 가격은 40위안, 우리돈으로 8000원 정도로 약간 비싸지만 색다른 맛을 보려는 여성들이 꾸준히 매장을 찾고 있다고 한다.

김경중 CJ푸드빌 중국법인 외식담당 부장은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 중국 젊은 여성층의 입맛이 바뀌는 것 같다"며 "이런 추세를 감안해 내년에는 중국내 점포를 16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CJ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막걸리 돌풍을 이끌고 있는 CJ비비고 오이시이 막걸리는 우리의 전통 먹거리를 칵테일 형태로 개발해 일본의 젊은층의 입맛을 잡은 대표적 상품으로 꼽힌다.

미국에선 식품 글로벌화를 위한 본격적인 첫 작업으로 서구인들의 입맛에 맞는 고추장 소스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고추장 자체는 서구인들에게 생소하기 때문에 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스 형태로 변신시킨 것이다. 이 제품은 출시된지 2년도 안돼 입점 매장이 5000개를 돌파하면서 순항 중이다.

윤형수 CJ제일제당 식품글로벌 담당 상무는 "내년까지 1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 중 절반인 5조원을 해외시장에서 달성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CJ`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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