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만에 막내린 '최진철호' 포항, 무엇이 문제였나

  • 등록 2016-09-25 오후 2:22:29

    수정 2016-09-25 오후 2:22:29

성적 부진으로 10개월 만에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한 최진철 포항 스틸러스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야심차게 시작했던 최진철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K리그 클래식 도전이 1년도 안돼 막을 내렸다.

포항 구단은 24일 “최진철 감독이 이날 광주와 홈 경기를 마친 뒤 공식적으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당분간 김인수 수석 코치 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하며 조속히 후임 감독을 선임해 빠르게 팀을 재정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최 감독은 21일 인천과 홈 경기를 마친 뒤 구단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포항도 최 감독의 의사를 수용해 이날 광주전까지 마친 뒤 감독의 자진 사퇴 사실을 밝혔다.

최 감독은 24일 광주전에서 1-0으로 이기고 4연패 부진에서 탈출한 뒤 인터뷰에서 “여기가 마지막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해서 기쁘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많은 고민 끝에 감독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사퇴 소감을 밝혔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인 최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성공가도를 걸어왔다. 특히 지난해 칠레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무패(2승 1무)로 16강 진출을 이루면서 한국 축구의 차세대 주역으로 주목받았다.

최 감독은 이 대회의 성공을 발판삼아 K리그 클래식 전통의 명문 포항 스틸러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포항 구단은 최 감독이 유소년 대표팀 감독 경험을 살려 팀 성적은 물론 유망주 육성에도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지난 광주전에서 승리했지만 10승 8무14패 승점 38점으로 리그 9위에 머물러있다. 구단 창단 후 처음 하위 스플릿이 확정됐다. 3위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던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팀이었다.

표면적인 부진 원인은 김승대(옌벤 푸더), 고무열(전북 현대), 모리츠(태국 부리람), 등 주축 선수들의 이적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 것이 컸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에이스였던 손준호 마저 지난 4월 무릎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됐다.

선수들이 전력에서 줄줄이 이탈했는데 보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안그래도 취약한 선수층이 더욱 타격을 받았다. 외국인선수도 여름이 다 되서야 영입되는 등 여러가지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웠다.

그런 팀 안팎의 어려움을 극복하기에 최 감독은 지혜도, 경험도 부족했다. 그전에 프로팀 감독을 맡은 적이 없었던 최 감독은 황선홍 감독이 사퇴한 뒤 지난 1월 뒤늦게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부임 이후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포항은 황 전 감독이 만든 짧은 패스 위주의 역동적인 ‘스틸타카’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 감독은 그런 포항 축구를 소극적인 수비 축구로 바꿔 팬들의 반발을 샀다. 설상가상으로 선수들과의 소통에서도 문제를 드러내며 팀내 갈등까지 불거졌다.

프로 원년부터 꾸준히 명문으로 군림했던 포항에게 하위 스플릿은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포항의 추락은 재앙 수준이었고 이제는 K리그 챌린지 강등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포항의 2016년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 과정에서 최진철의 시대는 너무나 짧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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