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와 나’를 향한 빤한 시선, 지금부터 벗겨드립니다

  • 등록 2013-12-06 오후 2:48:47

    수정 2013-12-09 오전 8:09:32

배우 윤시윤(왼쪽부터), 그룹 소녀시대의 윤아, 배우 이범수, 채정안, 류진. KBS2 새 월화미니시리즈 ‘총리와 나’의 주역들이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아이돌 사관 학교. 이수만 회장. 국내 연예산업 상위 0.1%. H.O.T.부터 엑소까지. ‘SM엔터테인먼트’라 하면 대중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충 이럴 거다. 잘 짜여진, 잘 만들어진, 잘 포장된, 그래서 따라하고 싶고 따르게 되는 스타들이 가득한 곳. 틀린 말도 아니다. 내놓는 신인마다 정상급 스타로 발돋움시켰고, 가요계를 이끄는 큰 축으로 수 십년을 존재해왔다.

그런데 한 가지. 잘 안 풀리는 부분이 있었다. 드라마 부분이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타들이 주연으로 나선 드라마나 SM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드라마는 흥행 면에서 유독 약세를 보였다. 최근 그룹 소녀시대의 윤아가 주연한 KBS2 드라마 ‘사랑비’나 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나선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도 흥행 성공에 실패했다.

때문에 KBS2 새 월화미니시리즈 ‘총리와 나’를 보는 시선도 어찌보면 빤하다. 윤아가 주연에 나섰고, 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나섰으니 일부 대중 사이에서 불운을 점치는 분위기가 나오는 것도 이해못할 상황은 아니다.

그 빤한 시선을 벗기자는 게 ‘총리와 나’에 모인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는 각오다. 정확히는 가요기획사 느낌이 강한 SM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콘텐츠 제작 및 방송인, 배우 등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SM C&C에서 제작하는 ‘총리와 나’. 다음 주 월요일이면 베일을 벗는 이 드라마의 빤한 시선을 지금부터 하나씩 제껴보자.

윤아(왼쪽), 이범수.
◇이 배우들, 아무 작품이나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정창환 SM C&C 대표는 솔직했다. 대중이 SM엔터테인먼트와 이 회사에서 제작하는 드라마, 이 회사에서 활용하는 자사 스타들에 대한 편견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부인하진 않았다. 실패를 인정했고,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창환 대표를 비롯해 ‘총리와 나’에 관여하고 있는 제작 관계자들은 이번 작품을 향후 제작사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그 첫번째 자신감은 배우들의 면면에서 나온다. 비록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인 윤아가 여자주인공으로 나서지만 이는 ‘총리와 나’의 기획안을 받았을 때부터 모든 이들이 만장일치로 정했던 사안이다. 소위 생각하는 ‘SM드라마니까 주인공은 우리 회사 연예인’이라는 공식에서 비롯된 결정이 아니라는 것. 윤아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극중 왈가닥에 발랄, 유쾌, 엉뚱한 성격을 가진 남다정을 보며 그의 실제 성격과 똑같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었다.

여기에 이범수가 ‘총리와 나’의 대본을 받고 “편성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해줬고, 류진에 채정안, 윤시윤 등 배우들이 힘을 더해줬다. 사실 MBC ‘기황후’가 20%의 전국시청률을 찍기 직전이고 SBS ‘따뜻한 말 한마디’가 무서운 입소문을 타고 있는 와중에 ‘총리와 나’에 합류하는 것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배테랑이라 불리는 이범수를 비롯해 연기 내공을 가진 배우들이 ‘총리와 나’를 단순히 SM드라마라는 이유만으로 출연했을 리는 만무하다.

정창환 대표는 “어쩌면 ‘나’보다는 ‘총리’가 주인공인데 이범수가 그 역할에 나서줘서 정말 고마웠고 힘이 됐다”면서 “사실 아무 작품에나 출연하는 배우들이 아닌데, 작품을 믿고,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고 ‘총리와 나’에 합류해줘서 든든하다”고 밝혔다.

‘총리와 나’의 이소연 PD.
◇오래전부터 설득한 작가들, 흔들림이 없다

요즘 드라마는 유독 작가의 필력에 흥행 여부가 좌우되는 성향을 보였다. 아무리 좋은 연출이어도 엉성한 대본은 티가 났고, 반대로 엉성한 그림이어도 대사가 매력적이면 시청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총리와 나’는 이런 면에서 작가진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총리와 나’의 작가는 김은희-윤은경 콤비. 지난 2009년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 이후로 휴식기를 가졌던 두 사람은 드라마 ‘눈의 여왕’, ‘여름 향기’, ‘겨울연가’ 등을 쓴 작가들이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며 스타일을 구축했던 이들은 ‘아가씨를 부탁해’ 집필을 마친 직후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정창환 대표는 “당시 계약을 맺고 작가 분들이 개인 생활을 하면서 쉬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그 공백기가 단순히 아무것도 안하고 지나간 시간들이 아닌, ‘총리와 나’가 있기 까지의 소소한 과정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4년 여의 시간 동안 묵혀서 나온 숙성된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작가에 대한 배우들의 믿음도 강했다. 보통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고, 상대적으로 밀리는 상황에 놓일 수록 작가들의 펜이 흔들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기존 의도와 다르게 메시지가 전달되고 캐릭터가 변질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이탈하는 현상을 수도 없이 지켜봐 왔다.

이에 대해 ‘총리와 나’의 홍보를 맡고 있는 권영주 드라마틱톡 대표는 “하다보면 바뀌고, 변할 수 있는 상황이 분명 있지만 김은희-윤은경 작가가 그동안 쌓은 내공을 알고 있고, 연출을 맡고 있는 이소연 PD 역시 머릿 속에 완벽한 콘티를 갖고 있다”며 “배우들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 없이, 흐름을 따라가는 데 뒤처짐이 없이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총리와 나’의 세트는 배우들도 감탄할 만한 국내 유일무이한 ‘원스톱 시스템’으로 완성됐다는 후문.(사진=드라마틱톡 제공)
◇국내 유일무이한 세트, 내실을 기했다

SM C&C는 ‘총리와 나’에 화려함을 더하진 않았다. 불륜, 이혼,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소재도 없다. 논란(?) 거리라면 실제로 20세 차, 극중에선 15세 차 정도 나는 이범수와 윤아의 로맨스랄까. 밖에선 100점이지만 안에선 0점인 총리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로 웃음과 따뜻함을 안기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안고 있다.

분명히 내실을 기한 부분은 있다. 숱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던 이범수가 “이런 세트는 처음이다”고 혀를 내둘렀다는 ‘원스톱 실내 세트’가 그것. 경기도 일산 킨텍스의 한 곳에 마련된 ‘총리와 나’ 세트장에는 극중 주요한 배경이 되는 총리실을 비롯해 남다정의 사무실, 집 등 대부분의 세트가 들어서있다. 신마다 촬영 장소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도 최소화했고, 그 시간을 줄여 배우와 스태프, 제작진의 피로감도 덜었다.

정창환 대표는 “제작비는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필요한 규모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며 “세트에 그 포션이 가장 많을텐데,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 세트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총리와 나’ 포스터.
◇시청률 비우고, 제작 마인드 채운다

초반 강조했던 대로 ‘총리와 나’는 SM C&C가 제작사로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는 초석과도 같은 작품이다. 이달 중순 선보이는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미스코리아’ 역시 SM C&C에서 선보이는 작품이라 ‘총리와 나’의 어깨는 더욱 무겁게 됐다. 2014, 2015년도 제작 라인업까지 구상하고 있는 SM C&C 측은 사극,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 제작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SM C&C는 ‘총리와 나’로 자사가 지향하는 드라마 제작 마인드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목표 또한 안고 있다. 정창환 대표는 “시청률을 올리려고 자극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건 원치 않는다”며 “욕하면서 본다는데 우리가 만드는 드라마는 행복한 마음으로 편하게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총리와 나’ 역시 그렇다. 이미 시청률 경쟁에선 왕좌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본래 높은 시청률에만 욕심을 두지 않았던 만큼 ‘총리와 나’는 “비록 3등이어도 격한 사랑을 받는 작품”이길 바라는 눈치다.

정창환 대표는 “만약 지금 상황이 여의치 않아 우리 드라마를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했다 해도 ‘그 드라마 재미있었어’, ‘언제 한번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야’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총리와 나’가 시간이 지나서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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