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걷자" 워런치族 늘더니..○○○ 불티

지난해 운도녀, 올핸 워런치족 뜬다
아웃도어업계 불붙는 워킹화 대전
1조5000억 시장 각축..효자상품 떠올라
커피 대신 걷기 “워킹족 잡아라”
  • 등록 2014-04-17 오전 8:21:06

    수정 2014-04-17 오전 8:21:06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최근 들어 점심시간이면 운동화를 신고 산책하는 넥타이부대나 스커트 차림의 직장인들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사무실이 밀집한 남산 산책로나 서울 청계광장, 여의도공원, 강남 일대를 가보면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점심시간을 쪼개 잠시라도 걸으려는 직장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직장인 박승왕(48)씨는 “하루 중 몸을 돌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만큼 운동화를 아예 회사에 가져다 놓았다”며 “좁은 공간에서 모니터만 보고 있다가 햇볕을 쬐며 걸으면 해방감도 들고,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도 해소된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 인근에서 일하는 김보미(32)씨도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점심시간을 할애하는 대신 걷기를 택했다. 김씨는 “하이힐을 벗고 걷기 운동을 시작한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면서 “왕복 30분 정도 걸었을 뿐인데 몸이 부쩍 가벼워졌다”고 귀띔했다.

직장인들이 점심 시간을 이용해 남산로 산책길을 걷고 있다. 최근 점심을 이용해 걷기를 즐기는 이른바 ‘워런치 족’이 늘면서 워킹화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워런치족 늘자 워킹화 판매 쑥↑

봄을 맞아 점심시간을 이용해 걷기 운동을 즐기는 이른바 ‘워런치(walunch)족’이 급격히 늘면서 덩달아 워킹화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워런치족’은 걷기(walking)와 점심(lunch)의 합성어로 걷기 열풍에 따라 탄생한 ‘운도남녀’(운동화를 신고 출퇴근하는 도시남녀), ‘레킹족’(레깅스 입고 워킹화를 신는 부류)에 이어 새로 등장한 신조어다.

실제로 올해 워킹화 ‘에스웨이브(S-Wave)2’를 출시한 휠라는 3월 한달 간 워킹화 매출이 전달(2월) 대비 약 300% 가량 신장했다. 이달 1일부터 최근까지 매출도 전달 동기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온라인몰 G마켓과 옥션의 올 3월 운동화 판매량도 2월에 비해 150% 정도 신장했다. 홈쇼핑채널 GS샵이 지난달 16일 내놓은 ‘리본 담비 하이탑 스니커즈’는 방송 시작 40분 만에 8000켤레가 팔려나갔다. 이 신발은 안쪽에 4㎝짜리 굽이 숨어있다.

아웃도어, 신 성장동력 ‘워킹화’ 주력

아웃도어업체들도 워킹화 순풍을 맞고 있다. 봄 재킷 판매가 주춤한 대신 걷기 열풍에 힙 입어 워킹화가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첨단 기능과 신소재를 바탕으로 전 연령층에게 인기다.

작년에 ‘프라즈마’ ‘스펙트럼’ 2개 버전의 워킹화를 선보인 블랙야크는 올해 15종, 총 37개 스타일로 구성된 워킹화 라인 ‘워크핏 시리즈’를 내놨다. 워크핏은 가볍고 신축성이 뛰어난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해 착화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밀레 아치스텝 마블(왼쪽부터), 아이더 스내퍼, 레드페이스 콘트라 로드, 블래야크 패스트모션
블랙야크 측은 “전체 매출 가운데 10%가 신발 매출로 워킹화 비중은 30%에 달한다”며 “신발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 신장하는 등 광고 주력 워킹화 판매 증가율도 전년대비 약 2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말했다.

아이더 라이트 워크도 전년 대비 생산물량을 6배 늘리고 스타일 종류는 3배 확대해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밀레도 워킹화 물량을 작년에 비해 20% 늘렸다. 네파도 전년대비 물량을 30% 늘리는 등 워킹화 라인을 강화했다. 네파는 중장거리 산행이나 트레킹, 트레일 러닝, 워킹, 아쿠아슈즈 등 용도별로 5개의 아웃솔(밑창)을 개발해 제품 라인업을 재구축했다. 스타일 수도 종전보다 35% 더 늘렸다.

휠라 에스웨이브2(왼쪽부터), K2 플라이워크 플렉스핏, 네파 글래스캣, 빈폴아웃도어 윈디
K2 플라이워크 워킹화는 올해 3가지 라인(옵티멀, 플렉스, 라이트)으로 세분화돼 출시됐으며, 끈 없는(보아클로져시스템 적용 상품) 워킹화의 경우 전년도와 동일 기간(3월~현재) 132% 매출이 신장했다.

레드페이스의 신제품 콘트라 로드 워킹화는 지난달 기준 일 평균 2000족 판매 기록을 세웠다. 박현수 레드페이스 부사장은 “레드페이스의 오랜 노하우가 반영된 제품으로 가격도 6만9000원으로 저렴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의 빈폴아웃도어는 워킹화를 포함해 총 50여종의 신상품을 출시한다. 지난해 8만족의 신발을 생산했는데 올 SS시즌에는 시장 수요의 증가로 물량을 20% 늘려 약 10만종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접지력과 착화감이 우수한 ‘유니 라이드’와 ‘유니 워크’가 간판 상품이다.

전성기 맞은 ‘워킹화’ 시장

워킹화 시장 성장추이(단위:억원), 자료=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진흥센터)
워킹화 시장은 최근 급팽창하고 있다. 2005년 500억원에 불과했으나 매년 20~30% 이상 고성장을 거듭해 작년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올해는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워킹화 매출 급증은 일상에서 운동화를 신는 문화가 확산되고, 비즈니스 패션의 트렌드가 편안함과 활동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디자인도 평상복에 무난히 어울릴 만큼 진화한 게 주 원인이다. 워런치족 열풍도 힘을 실었다.

박용학 밀레 상무는 “걷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워킹화시장 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워킹화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2 플라이워크 플렉스 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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