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단통법·다모델화...스마트폰 액세서리업계 고사위기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2조원 규모
'09년, 아이폰3g 국내 상륙과 함께 액세서리 산업 성장
갤럭시S3·중국산·단통법, 국산 액세서리 몰락
2세대 스마트폰 액세서리…소비자 니즈 충족해야
  • 등록 2016-09-29 오전 7:00:00

    수정 2016-09-29 오전 10:24:07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한국 스마트폰 액세서리 업계가 스마트폰 다(多)모델화, 중국산 덤핑,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때문에 고사 위기다.

보호 케이스, 필름 등 전통적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최신 기술과 접목한 2세대 액세서리마저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과잉 기술’이라는 혹평이 나온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은 2010년 2500억원에서 2014년 1조8000억원, 지난해 2조원 등으로 급성장세다. 하지만 커가는 시장파이의 대부분은 중국업체들이 집어 삼키고 있다.

아이폰3g 한국 상륙, 관련 액세서리 업체 우후죽순 생겨

업계에 따르면 2010년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 케이스 사업은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었다.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산업은 2009년 아이폰3g가 한국에 상륙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아이폰, 갤럭시 같은 스마트폰의 액정 디스플레이가 전면 도입으로 외부 충격에 취약했기에 자연스럽게 보호 케이스와 필름시장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현재 노점에서 단돈 몇천원이면 구할 수 있는 스마트폰 케이스는 2010년 전후 3만원이란 고가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았기에 영세기업들도 우후죽순 이 시장에 진입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점차 산업으로 자리 잡자 2012년 국내 최초로 IT액세서리·주변기기전시회인 KITAS가 열리기도 했다. KITAS 주관사인 신한전람의 이형준 팀장은 “당시 조금만 특이한 디자인의 케이스나 액정보호필름 시안이 나오면 부리나케 바이어들이 몰렸다”고 회고했다.

갤럭시S3·중국발 덤핑·단통법으로 국산 액세서리 몰락

하지만 케이스와 액정보호필름 등을 필두로한 스마트폰 액세서리 산업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 팀장은 “당시 참가했던 70여개 기업 중 현재까지 남은 기업은 3분의 1도 안된다”며 “생존한 기업들도 사업을 전환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호 케이스·필름 등 1세대 국산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몰락한 이유로는 갤럭시S3의 출시·중국산 저가 제품 그리고 단통법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005930)는 2012년 갤럭시S3를 출시하며 세부 모델마다 크기를 달리했다. 동시에 ‘정품 케이스’를 직접 출시했다. 금형 설비를 갖추는데 최소 수천만원에서 1억원 가량이 필요하게 되면서 영세 케이스 제조업체들은 경쟁에서 탈락했다. 휴대폰 대리점에서는 스마트폰 구매 시 정품 케이스를 함께 증정했다. 동시에 중국산 저가제품들이 무차별적으로 시장에 뿌려져 국산 액세서리 시장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14년 시행된 단통법은 국산 스마트폰 액세서리 1세대의 마침표를 찍었다. 단통법으로 지원금이 줄자 스마트폰 교체 기간이 2년 이상으로 늘면서 액세서리 수요도 함께 급감했다.

실제 주4일 근무제 등을 도입해 ‘꿈의 기업’이라고 불리던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기업 에이스그룹은 단통법 시행 이후 매출이 크게 줄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한때 매출액 900억원을 기록했던 이 기업은 지난 5일 법원의 파산선고를 받았다.

거치대 기능을 접목한 베루스 스마트폰 케이스(사진 왼쪽)와 벙커링. (사진=베루스, 아이앤플러스)
현재 스마트폰 액세러리 제조의 명백을 잇고있는 중대형 기업은 슈피겐코리아(192440)(지난해 매출액 1481억원)와 베루스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여타 국내 업체와 다르게 일찌감치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 브랜드화·고급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전통적 액세서리와 다른 품목으로 성공가도를 걷고 있는 기업은 벙커링으로 유명한 아이앤플러스 정도다. 아이앤플러스는 스마트폰 후면 부착용 고리라는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었다. 아이앤플러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100만여개의 벙커링이 판매됐다”며 “2010년 출시 직후부터 국내외 특허출원을 완료해 모방을 방지하고 기술력을 키운 것이 생존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2세대 스마트폰 액세서리 들어서…소비자 니즈 충족해야

스마트폰이 진화하며 관련 액세서리 업계는 2막을 열면서 자구책 마련에 몸부림을 치고 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 첫 변화는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다. 착탈식 배터리서 일체형 배터리로 스마트폰 시장이 움직이면서 자연스레 보조배터리가 필수품이 됐다. 하지만 특별한 기능차이가 없는 스마트폰 배터리는 국산 배터리가 자리 잡기도 전에 ‘대륙의 실수’ 샤오미를 선두로 한 중국산에 점령당한 상황이다.

첨단 기능을 접목한 액세서리도 업계가 활로로 꼽고 있는 자구책이다. 무선 저주파 치료기(닥터 뮤직3), 스마트 치아 미백기(닥터 스마일) 등 의료기기화된 액세서리부터 전기충격 폰케이스(볼트 케이스), 모듈식 보조배터리(G-파워), 스마트폰 연결 초소형 빔프로젝터(미니 레이) 등이 대표적 품목이다.

하지만 근래 출시된 각종 제품은 아직 소비자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최근 나온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보면 독창성·차별성에 집중한 모습이 보인다”며 “고차원의 기술보다는 실생활에서 필요성을 느끼게끔 하는 ‘적정기술’이 들어간 제품이 소비자에게 사랑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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