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조림돌림]⑦집단광기 그린 영화들

  • 등록 2017-12-01 오전 6:06:54

    수정 2017-12-01 오전 6:06:54

‘소셜포비아’
[이데일리 박미애 기자]집단 광기라고도 말한다. 마녀사냥 얘기다. 이를 잘 보여준 영화가 1692년 미국 메사추세츠 주 세일럼 마을에서 일어난 실화를 소재로 한 ‘크루서블’다. 마녀재판이 횡행했던 때 자신의 애욕을 위해서 타인을 마녀로 몰아간 한 여인과 그녀에게 동조한 사람들을 통해서 집단의 이기심과 폭력성을 꼬집은 영화다. 21세기인 지금까지 마녀사냥은 계속돼왔다.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더 신속하고 더 광범하게 더 교묘하고 더 강도 높게 행해지고 있다. 인터넷과 결합한 마녀사냥의 예를 작품에서 찾아봤다.

◇소셜포비아

소셜포비아는 원래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회공포증을 일컫는다. 그런데 ‘소셜(미디어)+포비아’라는 다른 뜻을 지닌 영화로 소개된 적 있다. 2015년 개봉한 변요한 주연의 ‘소셜포비아’(감독 홍석재)다. 영화는 한 군인의 자살에 악플을 남겨서 대중의 분노를 산 악플러가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곤란해진 이들이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악플’, 특정인의 신상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신상털기’ 집단의 사고로 개인을 탄압하는 ‘마녀사냥’ 등 인터넷 범죄를 조명한다. “한 사람 병신 만들기는 쉬우면서, 제대로 봐주기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거냐”는 지웅(변요한 분)의 대사에는 인터넷 마녀사냥이 난무하는 현실에 대한 씁쓸함이 담겨있다.

‘백설공주 살인사건’
◇백설공주 살인사건

일본영화 ‘백설공주 살인사건’은 ‘소셜포비아’와 닮은꼴 영화다. 국적도 다르고 이야기도 다르지만 스릴러 장르, 인터넷 마녀사냥 소재라는 점에서 ‘소셜포비아’를 함께 떠올린다. ‘백설공주 살인사건’은 유명 비누제품 회사에 근무하는 미모의 여직원이 흉기에 찔러 살해된 사건이 발생하고 같은 회사의 동료 여직원이 TV 방송에 의해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참극을 그렸다. 흥미로운 건 검증되지 않은 집단의 기억이 한 사람을 용의자로 몰고 간다는 점이다. 거기에 더해진 SNS의 위력은 세상이 그녀를 범인으로 결론낸다. 영화는 사람들이 기억에 의존해 사실이라고 믿고 말하는 것들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선택적이며 불완전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그리하여 “망상이 사실이 되는 법”이고 “인터넷이 진실을 파헤치기도 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도 있”음을 주지시킨다.

‘더 서클’
◇더 서클

미국영화 ‘더 서클’은 자신의 24시간을 생중계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메이는 자신의 일상을 공개한 후 SNS스타가 되지만 그녀로 인해서 주변인들은 곤란해지고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소꿉친구 머서가 사슴뿔로 만든 샹들리에 때문에 동물학대 논란으로 목숨을 잃는 사고를 당한다. 인터넷 마녀사냥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러한 부작용을 통해 연결과 소통의 가상세계가 단절의 감시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더 헌트

인터넷과 관계는 없지만 마녀사냥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2013년 개봉한 매즈 미켈슨 주연의 덴마크영화 ‘더 헌트’다. 신체의 은밀한 부위를 봤다는 한 소녀의 거짓말에서 시작된 비극은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한 남자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한다.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어른들의 말에서 맹목적인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주인공인 루카스에 몰입해 그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집단의 이기심, 폭력성에 답답하고 억울하다 못해 분노감과 좌절감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공포스러운 것은 결말이다. 루카스가 누명을 벗어도 그를 향한 의심과 폭력은 끊이지 않는다. 결국 사람들은 진실보다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는 끔찍한 현실을 꼬집은 작품이다.

‘더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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