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16강 확정, 나이지리아전 다시보기

  • 등록 2010-06-23 오전 6:43:46

    수정 2010-06-23 오전 6:54:40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가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뤘다. 비록 마지막 경기인 나이지리아전을 시원한 승리로 장식하지는 못했지만 승리보다 값진 무승부를 이끌어내면서 조 2위를 확정지었다.

어느 경기보다 마음 졸이게 했던 나이지리아전을 다시 되돌아본다.

◇ 전반 12분 : 차두리의 실수...상대 공격수를 놓치다

한국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얻어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짓고자 했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부담은 초반 우리 선수들의 몸을 무겁게 했다. 결국 전반 12분 칼루 우체에게 어이없이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 장면은 우리 수비수들의 실수나 다름없었다. 오른쪽에서 들어온 오디야의 패스가 정확하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뒤에서 돌아들어온 우체를 오른쪽 풀백 차두리가 놓친 것이 화근이었다. 차두리는 뒤늦게 우체를 발견하고 막아보려 했지만 이미 골이 들어간 뒤였다.

SBS 차범근 해설위원 조차 "너무 쉽게 골을 허용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수비수로서 차두리의 플레이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차두리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이후 적극적인 몸싸움과 활발한 공격가담으로 16강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 전반 38분 : 다시 빛난 '수비수' 이정수의 득점감각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패하면 그대로 탈락이 확정되는 상황. 만회골이 절실했다. 특히 전반전에 동점을 만들지 못한다면 흐름상 후반전에선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릴 것이 뻔했다.

그런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선 주인공이 바로 이정수였다. 그리스전에서 천금같은 결승골로 한국에 승점 3점을 안겼던 이정수는 기성용이 나이지리아 진영 왼쪽에서 올린 프리킥을 정확히 발을 갖다대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그리스전 골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통쾌한 득점 장면이었다.

이정수의 골은 선수들 머릿속에 자리했던 조급함을 지워버리기에 충분했다. 동점골이 터진 뒤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는 한층 가벼워졌다. 공격에도 활기가 더해졌다. 무엇보다 전반을 동점으로 마치면서 후반전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은 중요한 성과였다. 그런 자신감은 후반 초반 박주영의 프리킥 역전골로 이어졌다.

◇ 후반 4분 : 박주영, 아르헨전 자책골 아쉬움 씻는 속죄포

한국의 추가골은 후반 4분 박주영의 발 끝에서 나왔다. 나이지리아 진영 왼쪽에서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직접 골로 연결시킨 것. 박주영의 발끝을 떠난 볼은 나이지리아 수비수 머리를 지나 골문 오른쪽을 절묘하게 갈랐다.

사실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박주영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도 없었다. 박주영은 3경기에서 사실상 원톱 공격수로 나서면서 상대 수비진을 종횡무진 휘저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전에서 기록한 뼈아픈 자책골은 큰 부담으로 남았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전에서 박주영은 그림같은 프리킥을 성공시키면서 아르헨티나전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냈다. 1-1에서 2-1 리드를 이끈 박주영의 속죄포는 한국이 후반전 경기 주도권을 쥐고 상대를 계속 압박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

공교롭게도 박주영은 2005년 20세 이하 청소년대회에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프리킥 득점을 올려 2-1 역전승을 견인한 바 있다. 박주영의 득점은 5년전의 기분좋았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 후반 24분 : 김남일의 파울...아쉬움 남는 페널티킥

박주영의 역전골로 기세가 오른 상황에서 한국은 다시 동점골을 허용했다. 교체로 들어온 김남일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볼을 빼앗긴 뒤 상대선수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것. 나이지리아는 페널티킥을 깔끔히 성공시켜 2-2 동점을 만들었다.

허정무 감독이 공격수 염기훈을 빼고 후반 19분 김남일을 투입한 것은 수비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김남일은 '진공청소기'라는 별명답게 맨투맨 수비를 잘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경기 투입 5분 만에 페널티킥을 내준 장면은 전혀 김남일 답지 않은 플레이였다.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격이었다. 김남일의 얼굴에도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남일의 파울은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활약해왔을 만큼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베테랑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자칫 나이지리아에게 패했더라면 김남일에게는 큰 상처로 남을 수도 있었다.

◇ 후반 35분 : 행운의 여신도 한국의 편이었다 

경기 막판은 한국에게 매우 힘겨운 순간들이 이어졌다. 나이지리아의 거센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간간히 힘에 부치는 장면도 연출됐다. 몇차례 결정적인 실점 위기에 몰려 보는 이들을 긴장케 했다.

가장 놀라게 했던 장면은 후반 35분에 나왔다. 오빈나의 스루패스에 순간적으로 수비진이 무너지면서 나이지리아 공격수 오베파미 마르틴스와 골키퍼 정성룡이 1대1로 맞서는 상황을 내준 것. 사실상 골과 다름없는 위기였다.

하지만 마르틴스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면서 한국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이미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마르틴스의 슛이 골문으로 들어갔더라면 한국은 돌이킬수 없는 지경까지 몰릴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경기 전반에 걸쳐 나이지리아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더 많았음을 감안할 때 행운의 여신도 한국의 편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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