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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나홀로’ 열풍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혼자 사는 가구 수는 520만 3000가구에 이른다. 전체 가구 중 27.2%이다. 2인·3인·4인 가구 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소비 행태뿐 아니라 산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이데일리에서는 [나 혼자 한다]기획시리즈를 통해 1인 가구 증가가 가져온 주변 일상의 변화와 사회적 의미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집에서는 반려 동물을 못 키우니 퇴근길에 가끔 들르는 편이죠.”
올해 초 인터넷에서 고양이 바(Bar) ‘바밤바’를 알게 됐다는 직장인 박모(30)씨는 6일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 없이 고양이들과 놀면서 가볍게 술도 한 잔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고양이를 좋아하는 ‘애묘(猫) 혼술남녀’에겐 최적의 장소”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애완동물과 함께 혼술…고양이 바 유행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바밤바’가 애묘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것은 1년여 전부터다. 처음부터 고양이 바를 지향한 건 아니었지만 주인 이희영(35)씨가 길고양이들을 하나둘 거두면서 10여 마리까지 늘어났다. 따로 키울 장소가 없다보니 가게에서 직접 돌봤고 캣 타워 등 고양이 관련 용품을 사들이면서 가게 인테리어도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이씨는 “잠이 많은 고양이 습성상 조명을 어둡게 하고 잔잔한 음악 위주로 틀다보니 어느새 고양이 바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주 고객층은 단연 ‘혼술 남녀’다. 이씨는 “1인 가구가 갈수록 늘면서 ‘혼밥’은 일상이 된 지 오래지만 혼술은 아직 부담스러워 하는 듯 하다”며 “술동무를 해 주는 고양이들 덕분에 일반 주점보다 ‘혼술러’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어린 아이가 있는 이모(36)씨도 단골 손님 중 한 명이다. 이씨는 “집에서 고양이를 기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바밤바에서 풀고 있다”며 “처음엔 친구들을 졸라 함께 왔었는데 혼술도 자연스러운 분위기라 혼자도 자주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스킨십 고민…벤치마킹 문의 쇄도도
지방에서도 찾아오고 벤치마킹 문의 전화도 쇄도하는 등 성업 중이지만 고민도 있다. 막무가내로 고양이들을 다루는 취객들을 상대하는 일이다.
이씨는 “고양이는 개와 습성이 다른데 귀엽다며 안고 놔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주의사항을 써 놓고 종업원들이 계속 주의를 주는 데도 일부 손님은 막무가내”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씨는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의 차이를 잘 모르는 데서 비롯되는 일”이라며 “고양이는 사람이 먹는 안주에는 손을 대지 않고 스스로 몸 관리를 하는 특성 덕분에 술집이란 프로그램과 결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밤바 같은 동물카페 등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에 비해 관련 법적·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씨는 “동물을 단순히 ‘영업용’으로 보는 업자들은 잘 씻기지 않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방치하기도 한다”며 “이익 창출만을 위한 산업이 아니라 동물과 교감하고 감정을 나누는 경험의 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입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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