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배우 이종혁(48)은 2016년부터 총 5번의 시즌에 걸쳐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 중인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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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은 “한 번 한 작품을 또 하면 (관객이) 질려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제는 한 작품의 대표 배우가 된다는 느낌”이라며 “관객도 (저와 작품을) 좋아해서 공연장을 찾아주는 것 같아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기에 브로드웨이의 중심인 42번가를 배경으로 무명의 뮤지컬 배우 페기 소여가 연출가 줄리안 마쉬를 만나 스타로 탄생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담은 작품이다. 흥겨운 스윙 음악, 중독적인 탭댄스, 수십 명의 앙상블이 선보이는 압도적인 군무를 내세운 쇼 뮤지컬로 1996년 한국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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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서 잘 드러나진 않지만, 줄리안 마쉬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블랙 코미디적인 부분이 있어요.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라고 하지만 제작자와 여자 주인공 배우 애인의 입김에 시달리고, 마피아랑도 친분이 있는 모습 등이 당시 브로드웨이의 어두운 모습을 잘 보여주죠. 기회가 되면 이런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를 조금 더 살려 새로운 해석으로 공연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종혁은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그러나 배우로서의 첫 출발은 무대였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1997년 왕용범 연출 등 서울예대 93학번 동기들과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를 뮤지컬로 공연한 뒤 잊지 않고 무대를 찾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두 아들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가고 있다. 큰 아들 탁수는 동국대 연극학부에 재학하며 2020년 채널A ‘DIMF 뮤지컬스타’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작은 아들 준수도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이종혁은 “아이들이 하는 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각자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게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웃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내년 1월 15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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