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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선발로 나선 안우진의 투구는 만점, 그 이상이었다.
오른손 중지 물집 부상을 극복하고 엿새 만에 마운드에 오른 안우진은 예상을 뒤엎고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오히려 손가락 물집 이슈가 없었을 때보다 내용상으로 더 좋았을 정도였다.
안우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손가락으로 100개 공을 던지면서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6회에도 150km 중반대 강속구로 SSG를 압도했다. 자기 역할을 200% 해낸 뒤 4-0 리드를 안은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SSG는 8회말 1사 후 최지훈이 유격수 신준우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어 최정이 좌완 김재웅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빼앗으면서 흐름을 바꿨다. 매 경기 어깨를 갈아가며 투혼을 불살랐던 김재웅도 어쩔 수 없었다.
9회말 키움은 마지막 보루 최원태를 내세웠다. 전문 구원투수가 아닌 최원태가 계속된 연투를 버티기는 쉽지 않았다.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한 최원태는 대타 김강민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얻어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끝내기 홈런을 맞은 뒤 최원태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참이나 마운드 위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김재웅과 최원태가 이번 가을야구에서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는 것을 홍원기 감독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경기 후 이들을 도저히 탓할 수 없었다.
홍원기 감독은 “야구가 공 하나에 승패가 좌우되고 승부가 바뀌는 것”이라며 “결과는 아쉽게 나왔지만, 최원태가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해 감독으로서 경의를 표한다”고 위로했다.
물론 KS가 끝난 것은 아니다. 남은 6, 7차전을 모두 이긴다면 마지막 승자는 키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지칠 대로 지친 불펜투수들의 몸 상태를 극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