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리포트]봉준호 "난 이상한 장르영화 감독"(인터뷰)

칸에서 만난 봉준호 감독
'기생충' 공식 상영 직후 호평 쇄도
"불안함과 강박증 영화 작업으로 해소"
수상 기대에 "송강호 선배가…"
  • 등록 2019-05-23 오후 4:55:57

    수정 2019-05-23 오후 4:55:57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봉준호 감독
[칸(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난 이상한 장르영화 감독”

‘기생충’이 첫 공개된 뒤 평단과 언론에서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칸에서는 장르영화 대가의 작품으로,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봉 감독은 22일 제72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에서 국내외 기자들과 만나 “언제나 저 자신을 장르영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스스로를 ‘이상한 감독’으로 소개했다. 봉 감독은 “장르 자체가 갖고 있는 시네마적 흥분을 좋아하니까 거기에 순응하고 싶으면서도 깨뜨리고 파괴하고 싶은 마음이 늘 부딪친다”며 “제가 쓰는 모든 기이하고 변태적 스토리를 사실적으로 격조 있게 표현해준 배우들에게 고맙다”고 눙쳤다.

‘기생충’은 코미디·드라마·서스펜스 등. 여러 장르가 롤러코스터처럼 빠르게 변주하는 무척 낯선, ‘이상한 장르영화’다. 해외 언론은 “‘기생충’은 우리가 더 이상 봉준호의 작품을 기존의 분류 체계에 껴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인디와이어) “장르변주의 신이 가장 뛰어난 형태로 돌아왔다”(버라이어티)고 평했다. ‘기생충’은 그 중에서도 서스펜스가 탁월하다. 봉 감독의 장기다. 그는 “성격적으로 불안함이 많고 강박증도 심한데 영화 작업으로 해소를 하는 편”이라며 “좋게 말해서 서스펜스고, 디테일하다는 것인데 미화된 거다. 저한테는 핸디캡”이라며 ‘봉테일’의 비밀(?)을 들려줬다.

봉 감독에 대해 스크린인터내셔널은 “무척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철저한 완성도를 가진 스토리로 정점으로 돌아왔다”고 언급했다. ‘기생충’은 한국적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고 보편정 정서를 건드린다. 빈자와 부자의 이야기는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심화되는 사회 계층 문제는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봉 감독은 “‘기생충’은 ‘옥자’ 이전 2013년께 구상한 작품”이라며 “부자와 빈자를 수평적으로 나눴던 ‘설국열차’의 영향을 받은 것도 같다”며 영화의 출발을 밝혔다. 그는 “양극화라는 단어가 딱딱한 표현이기는 한데 이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 이게 한국만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짚었다. 그는 “공식 상영 이후 해외 게스트들과 만났을 때 ‘이거 완전 우리 얘기야’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영화에 공감했다는 말이 좋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흥미로운 건 인물에 대한 묘사다. 빈자와 부자, 선과 악, 호와 불호로 단순히 나눠서 그리지 않는다. 인물들은 상황에 따라서 착했다가 나빴다가 호감을 주다가 비호감으로 돌아서버린다. 인물들의 양면적 설정이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풍부하게 만든다. 봉 감독은 두 가족을 선인과 악인으로 구분할 수 없는 “회색존에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약자들이 정의의 연대를 통해서 강자인 악인과 싸우는 이야기도 훌륭한데 회색존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현실적이고 적나라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봉 감독은 전작들부터 끊임없이 사회 시스템에 대해 말한다. ‘설국열차’와 ‘옥자’에 이어 ‘기생충’에서도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비판하고 있다. 봉 감독은 “자본주의의 문제들, 폐해들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고, 누군가 해결해주기를 바라지만 개선은커녕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며 “이 영화는 더 나빠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어느 정도 다뤄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기생충’은 칸에서 공개 직후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수직상승 중이다. 봉 감독은 “송강호 선배의 남우주연상을 기대한다”면서 “상을 못 받았다고 해도 이 영화의 가치나 재미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여러 나라의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관객과 소통을 기대했다.

두 가족을 둘러싼 희비극 ‘기생충’은 오는 30일 국내 개봉한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봉준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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