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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14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원유 생산량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산유국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럴당 10달러 가량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평균 570만배럴의 원유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 수준”이라며 “생산이 멈춘 동안에는 공급 부족분을 재고로 충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사우디 내무부는 이날 동부 담맘 부근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 및 쿠라이스 유전 등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시설 2곳이 드론 10대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자체 운영 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하고 추가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쿠라이스 유전 역시 매장량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국제 원유시장에서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로저 디완 부사장은 블룸버그통신에 “아브카이크 시설은 석유 수급에서 심장과 같다. 이번 화재는 심장마비가 일어난 것”이라고 비유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성명을 내고 “상업용 재고가 충분해 국제 원유 시장에 공급이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를 갖고,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며 에너지 테러를 강력 규탄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