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 최대 수혜자는 이민호? 김우빈?

  • 등록 2013-12-05 오후 2:34:17

    수정 2013-12-05 오후 2:34:17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제공]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가운데 숱한 화제를 낳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제국고 고교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 때문에 하마터면 하이틴용 청춘드라마로 제한될 핸디캡을 안고 있었지만 그 한계를 잘 극복하고 고른 계층의 사랑을 받으며 수목극 중 단연 앞서가는 선두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의외로 10대보다 30~40대 중년층 여성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이례적인 결과로 보인다.

아무래도 이 드라마 최대의 화제의 중심은 주인공 김탄 역의 이민호와 그와 대결구도를 보이는 최영도 역의 김우빈이다. 이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어록으로 남을 정도고 이들이 입고 나온 의상은 여자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남자들이라면 한번쯤은 흉내내고픈 ‘워너 비 패션’으로 손꼽힐 정도다. 여자들이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물론 눈빛 하나에 빠져들면서 훈훈한 외모와 빛나는 패션감각에 가슴 설레는 것은 당연지사.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 출연배우 중 최대 수혜자는 주인공 이민호일까, 주조연 김우빈일까?

모든 드라마나 영화는 주인공을 앞세우면서도 이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연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꾸려 하기 마련이다.

대다수의 시청자나 관객은 주연배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거나 이 주인공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작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인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숫자는 감초같은 조연, 혹은 주인공과는 상반된 매력을 뿜어내는 가운데 주인공이 갖지 못한 색다른 존재감으로 작품에 재미를 더해주는 ‘신 스틸러’에게서도 적지 않은 호감을 품는다. 그래서 아무리 무명이라도, 혹은 분량이 미미하더라도 임팩트 있는 캐릭터나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는 그 내용 하나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는 경우가 왕왕 있다.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 한 편으로 오랜 무명의 설움을 단숨에 씻어낸 곽도원과 김성균이 대표적인 사례.

그런가 하면 정상에 오를 듯, 오를 듯한 가능성을 보여주던 주조연급도 잘 만난 작품 하나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는 배우도 있다.

2001년 개봉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국내에 조폭영화 바람을 몰고온 ‘친구’는 캐스팅 단계에서 난항을 겪은 드라마틱한 사연이 유명하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드라마에서는 톱스타이지만 영화에서는 흥행력이 검증되지 않은 장동건과 더불어 영화에서 조연급에 불과했던 유오성을 투톱으로, 그 서브주인공으로 전혀 무명에 불과한 서태화와 정운택을 캐스팅해 4명의 ‘친구’를 완성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후 정운택과 서태화는 승승장구했고 장동건은 비로소 정상급 영화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유오성은 최대 수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친구’로 최고의 수확을 거둬들였다. 조연급 배우로서는 그 어디에 내놔도 빠질 곳 없던 그였지만 한 작품을 모두 책임질 주연배우로서는 부족한 게 많았던 게 바로 그. 하지만 그는 ‘친구’의 흥행성공 이후 모든 작품의 캐스팅 1순위 배우로 우뚝 서서 최고의 전성기를 열었다.

쉽게 비교하자면 이민호는 장동건이고 김우빈은 유오성이다.

‘상속자들’ 이전을 기준으로 할 때 이민호는 누가 뭐래도 명실상부한 드라마의 주연배우였고 실제로 전작 SBS ‘신의’에서 김희선과 남녀주연배우 역할을 맡아 극의 흥행을 책임졌다.

김우빈은 아직은 ‘될 성 부른 떡잎’ 단계인 조연급에 머물던 상황. KBS2 ‘학교 2013’과 SBS ‘신사의 품격’에서 거친 반항아 캐릭터의 고교생 역을 맡아 청소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긴 했지만 아직은 캐릭터의 한계로 볼 때나 존재감으로 봤을 때 한계에 머물던 위치.

결국 ‘상속자들’을 통해 이민호는 주연배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새삼 입증하는 가운데 연기력 혹은 작품의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그가 유하 감독의 새 영화 ‘강남블루스’에 조직폭력배 주인공 역으로 캐스팅돼 스크린에서마저 단독 주연을 꿰찬 행보는 장동건을 보는 듯하다.

애초에 김탄의 보조 역할에 불과했던 최영도 역으로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내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라선 김우빈 역시 ‘친구’ 한 작품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라선 유오성의 행보를 연상케 한다. 현재 김우빈은 정우와 함께 올 하반기 최고의 샛별로 손꼽히며 쏟아져 들어오는 작품섭외로 즐거운 비명을 지를 지경이라고 한다.

과연 ‘상속자들’은 이민호와 김우빈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줬을까?

2003년 데뷔한 이민호는 6년만인 2009년 ‘꽃보다 남자’로 드디어 스타덤에 오른다. 그 이후 ‘개인의 취향’과 ‘시티 헌터’로 안방극장의 주연배우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고 승승장구하는 듯했으나 ‘신의’에서 입증됐듯 어설픈 연기력이 그의 성장에 발목을 잡았다.

결혼 전 연기력 논란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던 김희선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여성으로서 최대의 경사이자 의미 깊은 변화를 겪고 난 뒤 첫 컴백작에서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설익은 연기력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그녀의 부족함을 남자 주인공인 이민호가 어느 정도 보완해주는 게 당연했지만 그 역시도 함량미달의 자신의 연기력에 우왕좌왕했을 뿐이다. 여기에 웬일인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 김종학 PD의 연출력마저 흔들려 ‘신의’는 그 화려한 외양만큼의 성적표를 내지 못하고 논란만 키웠다.

그런데 이민호가 ‘상속자들’에서 달라졌다. ‘신의’ 이후 별다른 작품 없이 지내다가 1년만에 ‘상속자들’에 출연했을 뿐인데 눈빛이 달라졌고 대사의 톤과 호흡이 일취월장했다. 일단 그가 외형적으로는 남자 주인공이지만 이 작품의 무게중심이 심하게 그에게 쏠려있지 않고 다양한 등장인물들에게 분포된 게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주인공인 차은상(박신혜)과 김탄의 가장 큰 라이벌인 최영도를 제외하더라도 이효신(강하늘) 유라헬(김지원) 윤찬영(강민혁) 이보나(크리스탈) 조명수(박형식) 강예솔(전수진) 등 제국고 재학생들의 배경과 갖가지 디테일한 에피소드가 의례적인 대한민국 고교생들의 사연과 애로사항을 그리는 한편 고교생의 얘기인지 헷갈릴 정도로 재벌가의 살벌한 구도를 펼쳐내 김탄이 없어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재미를 주는 것.

더불어 김탄의 이복형 김원(최진혁), 김탄의 어머니 한기애(김성령), 차은상의 어머니 박희남(김미경), 윤찬영의 아버지 윤재호(최원영), 최영도의 아버지 최동욱(최진호), 유라헬의 어머니 이에스더(윤손하) 등의 역할과 사연 등도 쏠쏠한 재미를 던져준다.

이민호는 재벌가의 둘째 아들로서 세상 모든 것을 가졌지만 서자라는 결정적인 핸디캡과 아버지의 아내로 입적되지 못한 ‘첩’ 엄마를 둔 설움, 그리고 장자인 형과의 갈등 등으로 고뇌하고 반항하는 18세 ‘황태자’의 역할에 참으로 안성맞춤인 외모와 눈빛을 타고 났다. 그래서 그의 연기가 어색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 캐릭터로 인해 연기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것.

그래서 그의 가장 큰 장점이자 결정적인 핸디캡인, 잘생겼지만 그래서 기름기 넘치는 느끼함이 쭉 빠져 담백한 캐릭터로서의 김탄을 잘 소화해내며 뭇여성은 물론 남자들의 사랑까지 받고 있다.

김탄이 학년 꼴찌의 성적을 기록할 정도로 학업과 담을 쌓는가 하면 아버지에게 더 이상 가족이 아니라고 대들 정도로 반항을 일삼는 등 일탈된 사춘기를 그리지만 사실 그는 부드럽고 속이 깊으며 사려가 깊은 인물이다.

하지만 그에 반해 최영도는 매사에 즉흥적이고 정반대로 엇나가며 자신의 감정표현에 서툴러 거칠고 폭력적인 나쁜 남자다.

만약 그가 부잣집에서 아무런 정신적 충격 없이 평탄하게 자랐고 오직 재벌가의 황태자이기에 이렇게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고 못 살게 구는 건방진 존재라면 김우빈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지 못했을 것이다.

최영도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여성편력에 상처 받고 자란 인물이다. 그래서 어머니를 잃은 결정적인 아픔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지만 아버지는 그런 상처를 보듬어주기는커녕 매사에 폭력적이고 위협적이며 고압적으로 명령 일변도라 더욱더 거칠게 비뚤어져 가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가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은 유일한 그의 무기인 경제력을 앞세워 가난한 학생들을 괴롭히는 일이고 그런 행위로 일시적인 위안은 얻지만 결국은 그런 행위에 스스로 또 다른 상처를 만들 수 밖에 없는 인물이 바로 그다. 그런 그는 차은상을 사랑하는 방식도 서툴고 폭력적이며 자신이 가진 애틋한 마음과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하마터면 이 드라마의 악의 축으로서 최대의 밉상으로 그려질 수밖에 없었을 최영도는 이렇게 김우빈이라는 배우로 인해 측은지심을 유발하고 그래서 더욱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환골탈태했으며 김우빈은 조연 역할을 통해 주연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김우빈이 ‘신사의 품격’의 단역에서 ‘상속자들’에서 단숨에 주조연을 꿰차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연으로 올라설 발판으로 만든 데는 아무래도 김은숙 작가의 김우빈에 대한 애정과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컸을 것이다.

김 작가는 ‘신사의 품격’에서 전형적인 가난한 집안의 반항아 고교생 역할을 김우빈에게 맡기더니 이번에는 가난한 집안을 재벌로 바꿔 다시 한번 김우빈에게 승부를 걸었고 그것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여기에 김우빈의 운도 크게 작용했다. ‘상속자들’이 방송을 시작하며 김우빈의 존재감을 막 빛내기 시작할 때 그를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 ‘친구2’가 개봉됐고 두 작품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동반성공하며 김우빈의 주가를 드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결국 ‘상속자들’이 이민호를 연기자로서 한 걸음 성숙시켰다면 김우빈을 스타로 우뚝 발돋움시킨 셈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현시점에서 ‘상속자들’의 최대의 수혜자는 김우빈이다.

하지만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배우에게 있어서 드라마나 영화나 중요하기는 마찬가지겠지만 그 무게감이나 파급효과 그리고 이름값에 대한 영향력으로 봤을 때는 아무래도 영화의 존재감이 더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런 맥락에서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배우 이병헌과 장동건은 이민호와 김우빈에게는 롤모델이자 넘고 싶은 산일 것이다. 이병헌과 장동건은 탤런트로 데뷔하자마자 단숨에 스타덤에 올라섰지만 영화배우로 성공하고픈 배우로서의 성취욕구 때문에 수차례 영화의 문을 두드리거나(이병헌) 조조연(장동건)도 마다하지 않으며 영화를 배우고 영화배우로서 성공하고자 노력했다.

만약 그들이 탤런트로서의 인기에 만족하고 그 수준의 부와 명성에 안주하고자 안일했다면 오늘날의 성공한 영화배우 이병헌이나 장동건은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이정재 정우성도 마찬가지다.

탤런트로서는 이민호가 많이 앞서갔지만 영화배우로서는 김우빈이 선취점을 얻었다. 하지만 ‘친구2’의 성공은 김우빈의 공이 크긴 했지만 이것은 전작 ‘친구’의 영향력과 곽경택 감독의 연출력 없이는 절대 있을 수 없었던 결과다. 따라서 ‘친구2’는 김우빈의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강남블루스’는 유하 감독에 의한 이민호의 영화일 가능성이 짙다. 이민호는 유하 감독이라는, 완성도와 흥행력을 동시에 갖춘 유능한 감독을 만나 영화배우로서의 첫걸음을 상큼하게 뗀다면 ‘상속자들’의 워밍업이 그의 연기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상속자들’의 최대 수혜자가 누구인지는 그때 결정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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