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탐정]'봉이 김선달이 울고 갈' 온라인쇼핑몰 사기

중고車 매매 중개후 `먹튀`
안전거래제도 역이용도 늘어
최고 예방법은 `합리적 의심`
  • 등록 2016-08-25 오전 6:30:00

    수정 2016-08-25 오전 6:30:00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아이돌그룹 ‘빅뱅’의 광팬인 유모씨(20·여)는 평소 빅뱅의 콘서트를 보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빅뱅의 콘서트 입장권을 구매하기는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 처럼 어려웠다. 유씨는 온라인 쇼핑몰 중고나라에서 빅뱅의 콘서트 티켓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곧바로 티켓을 구매했다. 그러나 유씨는 막상 행사날 당일 콘서트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 유 씨가 산 티켓은 사기범 안모씨가 포토샵을 이용해 만든 가짜 티켓이었다. 안 씨는 자신이 샀던 티켓을 되파는 것처럼 위장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34장의 빅뱅 콘서트 가짜 입장권을 판매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온라인쇼핑몰 사기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 대신 벽돌을 배송하는 등의 단순한 배송 사기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위조제품 판매, 제3자 명의 도용 등 다양한 첨단 수법을 동원, 피해자들을 울리고 있다.

판매자·구매자 사기꾼에 동시에 속아 넘어가

최근 한 중고차 온라인 매매 사이트에서도 매수자와 매도자를 동시에 속인 기발한 신종 사기가 발생했다.

사기범 A는 중고차 온라인 매매 사이트에서 2100만원짜리 중고차를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사기를 치기로 마음먹는다.

A는 우선 차량 판매자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는 동생 C가 차를 사러 갈테니 그 동생과 계약을 맺어달라고 부탁한다. 또 취·등록세를 아끼기 위해 계약서에는 매매대금을 2100만원보다 적은 1600만원으로 기재해 주고, 세무조사 등에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1600만원은 일단 자신이 알고 있는 지인 D의 계좌로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A는 차량 구매대금 2100만원은 그 다음날 B의 계좌로 넣어주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B는 돈이 하루 늦게 입금된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구매자 동생과 얼굴을 맞대고 직접 거래했기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C는 A의 아는 동생이 아니었다. 알고보니 C 역시 A의 전화를 받고 사기에 동원된 피해자였다. C는 2100만원짜리 차량을 1600만원에 살 수 있다는 사실에 A의 말을 믿고 구매 대금을 D의 계좌에 송금했다. 차량 소유주인 B가 D의 계좌에 돈을 보내도 좋다고 말한 점 역시 C를 안심시켰다.

차량을 판 사람과 산 사람은 있는데, 차량 구매 대금만 사기꾼이 챙겨 간 신종사기였다. 사기꾼에게 속아 넘어간 B와 C는 차량 대금 변제를 위해 서로 소송을 벌여야 했다.

온라인 쇼핑 사기를 막기 위해 도입된 안전거래를 역 이용한 사기도 늘고 있다. 한 중고품 거래 중계 사이트에서는 안전거래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이 제도는 판매자가 물건을 먼저 보내주는 대신 구매자의 주민등록등본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등록등본 등에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는 게 함정이다.

허위 물건을 배송하고 받은 구매자 개인정보를 이용해 휴대폰을 개통하거나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사기꾼들에게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번하다.

온라인쇼핑몰 업계 관계자는 “사이버상에서 경찰을 사칭해 배송한 물건이 도난된 물건이니 일단 물건을 회수해 가겠다고 해서 물건을 빼돌리는 사기 수법도 자주 등장한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싸거나 희귀물건 팔면 일단 의심해야

국내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쇼핑관련 사이트는 6만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름이 알려져 있고 안전 거래 장치가 있는 규모가 큰 대형 인터넷 쇼핑몰부터 직거래를 전문적으로 중개하는 사이트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 많은 쇼핑관련 사이트에서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한 최고의 예방 수단은 ‘합리적 의심’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들은 온라인 쇼핑에서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는 이유는 크게 싼 가격과 희귀한 물건을 판매하는 두 경우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시세보다 훨씬 싼 값에 물건이 나오면 사람들은 횡재했다는 생각에 의심보다는 물건 사기에 마음이 급하다. 구입이 쉽지 않은 희귀한 물건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발견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사례로 든 빅뱅 콘서트 티켓 사기나 중고차 할인 판매 사기가 대표적이다.

경찰관계자는 “다른 물품에 비해 현저히 싸거나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팔 경우 일단 사기를 의심해봐야 한다”며 “이 경우 ‘사이버캅’ 앱이나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사이트 등에 접속해 판매자의 연락처와 계좌번호를 조회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온라인 쇼핑의 특성상 직거래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안전거래 장치를 꼭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홍순철 G마켓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 차장은 “주요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고객피해 보호를 위해 대부분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계좌)를 통해 보호하고 있다”며 “가급적 쇼핑 사이트 안에서 결제를 하고, 전화 등을 통해 직거래를 유도하는 경우는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금이나 결제를 유도하는 메시지나 문자 역시 스미싱 등 사기일 가능성이 높은만큼 내용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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