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이 싸 보인다"…규제 피해 돌고 돌아 서울로

지난달 신고가 노원구 이어 강남·송파구
강남구 최고가 10곳 중 7곳 압구정…재건축사업 가시화 움직임
11월 외지인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 2086건 '상승 전환'
삼성·청담·대치·잠실동도 105건…6월 이후 최고치
  • 등록 2021-01-06 오전 6:00:00

    수정 2021-01-06 오전 6:00:00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바라본 강남 재건축 아파트(앞쪽)와 뒤로 보이는 강북 아파트(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하지나 강신우 기자] “지방도 수십억씩 하는데 서울 강남이 이제는 저렴해 보인다.”(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

서울 집값이 다시 들끓고 있다. 전국에 걸친 광범위한 규제지역 지정으로 오히려 서울의 ‘똘똘한 한 채’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그동안 주춤했던 지방 거주자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이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노원구 이어 강남구·송파구 신고가 최대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가장 많은 신고가를 기록한 곳은 노원구(156곳)에 이어 강남구(115곳), 송파구(11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강남구 최고가 아파트 10곳 중 7곳은 압구정동이 차지했다. 1위는 압구정한양8차 아파트로, 전용 204㎡이 지난달 17일 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어 압구정현대7차(전용 196㎡)과 압구정현대2차(전용 198㎡)가 각각 52억원, 50억원에 거래되며 3, 4위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압구정동에서만 18건의 신고가가 나타났다.

거래량도 느는 추세다. 압구정은 작년 하반기(6월~12월) 9월 18건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10월~12월 각각 24건, 74건, 52건으로 거래가 증가했다. 강남구 전체적으로도 9월 179건으로 거래량이 가장 많았지만 이후 11월에는 413건으로 2배 이상 거래량이 늘었다.

최근 보합세를 유지하던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는 데는 아이러니하게도 강력한 규제 영향이 크다. 세제 강화 등 정부의 규제 시그널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투자 가치와 주거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재건축 아파트들의 경우 최근 ‘2년 실거주 의무’를 피하기 위한 조합 설립에 분주하다. 관련 법이 시행되기 전에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하면 2년 거주 의무가 면제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실거주 의무와 전매 규제 기간이 길어지며 새 아파트 유통 매물이 감소한다면 강남권 신축 주택의 공급원인 재건축 단지에 대한 기대심리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 큰손 서울 투자 늘어…토지거래허가제도 무용지물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기준 외지인이 사들인 서울 아파트는 2086건으로 전달 대비 548건 증가했다. 지난 7월 4675건 이후 △8월 2244건 △9월 1828건 △10월 1538건으로 줄곧 내림세를 나타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구별로 살펴보면 △강동구(466건) △송파구(245건) △구로구(169건) △강남구(131건)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 거주자들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늘어난데는 전국적인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규제를 피해 서울 밖으로 빠져나갔던 부동산 투자 자금이 서울로 회귀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한 해 동안 4차례에 걸쳐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면서 규제지역은 총 160곳으로 늘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곳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의 11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05건으로 집계됐다.

6월23일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실거래가 신고기한이 3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2월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집계된 12월 아파트 거래량은 93건이다.

정부는 지난 6월 잠실 마이스(MICE), 영동대로 복합개발 등 개발 호재가 겹친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규제 직전 막차 수요로 6월 거래량은 561건을 기록했지만 차츰 줄어들었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월 66건 △8월 40건 △9월 40건 △10월 34건으로 뚝 떨어졌다.

이들 지역내 신고가를 경신하는 아파트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5㎡가 지난달 3일 23억2000만원(18층)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용 59㎡도 지난달 12일 18억8000만원(8층)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잠실동의 경우 규제가 심해서 주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 다주택자, 유주택자들의 접근은 차단됐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이 있는 무주택자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도 부동산 외에 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했고 결국 똘똘한 한채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