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정홍식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패니매와 전략적 제휴 추진"
"전문가 스카웃·적정인원 300명선"
  • 등록 2004-02-12 오전 9:04:49

    수정 2004-02-12 오전 9:04:49

[edaily 김현동기자] 정홍식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내정자는 12일 "미국의 패니매(Fannie Mae)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겠다"며 "패니매가 주택금융공사의 업무와 거의 비슷해 벤치마킹 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 내정자는 이날 edaily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는 3월 취임이후 컨택해서 패니매의 운영 노하우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내정자는 "초단기화된 주택금융의 소프트랜딩을 위해 10년, 15년 등의 장기채권을 공급하고 소화하도록 하겠다"면서 "정부당국 및 은행권과 협조해 올해 주택금융공사에 대한 신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모기지론이 없어서 부동산을 단기투기의 대상으로 여겼지만, 모기지론제도를 통해 앞으로 젊은이들은 적절한 규모의 주택에서 오래 살아간다는 생활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향후 조직 구성과 관련해 그는 "주택금융공사가 고도의 금융기술이 필요한 조직인 만큼 많은 인원을 뽑을 필요가 없다"면서 "우수한 전문가를 개별적으로 스카웃해 약 300명 정도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 사장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 민간 주택할부금융 전문가로 주택금융공사 사장에 내정됐는데 소감은. ▲과거 주택은행 시절 모기지론을 연구하면서 10년, 20년짜리 모기지 시장이 없어 단기자금을 장기대출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정부가 이런 연구와 경험을 중시해서 뽑아 준 것 같다. 주택금융공사를 설립하는 목적은 초단기화된 주택금융의 소프트랜딩(soft-landing)이다. 국내에 10년 이상 채권이 없으니까 10년, 15년짜리를 만들어서 공급하고 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 중차대한 자리에 앉게 돼 마음이 무겁다. - 올해 주택저당채권(MBS) 발행규모나 발행금리는. ▲MBS 수요는 괜찮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검토해보지 못했다. 정부쪽에서 연간 5조원 이상 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운영위원회에 안건을 회부해서 결정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 모기지론이 은행권의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줄 것이란 예상이 있다. 특히, 국내 금융권이 금리 변동에 따른 조기상환 리스크 관리 경험이 없고, 금리 변동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관련 파생상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중도상환 리스크, 만기불일치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등 장기금융에 따른 리스크가 있지만 정부에서 손실보전을 명시해놓았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본다. 리스크 헤징의 경우 각종 선물시장을 활용하거나 볼륨을 크게 키운다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주택금융공사 설립이후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에 따른 헤징방안을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실력있는 사람들을 뽑고 정부 당국과 협조해서 잘 해나가겠다. - 주택을 소유하기보다 대형평수로 옮겨타는 국내 부동산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모기지론이 잘 될 것이라고 보는가? 미국의 경우 집값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싸고 1인당 소득도 높아 월소득의 20~25%만 내도 집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하지만, 국내는 집값이 워낙 비싸 향후 수십년간 매달 월급의 60~70%를 집어넣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런 경향이 전혀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앞으로 젊은이들이 전세를 살 경우 전세집 값의 70% 정도를 대출해서 장기 고정금리로 매월 갚아나가는 생활패턴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과거에는 모기지론이 없으니까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다. 집값이 (계속)오른다면 모르지만 정부에서 집값 안정 정책을 취하고 있고,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게 되면 적절한 규모로 오랫동안 편하게 살아가는 (주택)생활패턴이 만들어질 것이다. 금융제도의 발전이라는 것은 시장수요에 의해 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제도를 법적으로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고, 이런 장치가 있어야만 `제2의 IMF` 같은 사태도 없을 것이다. 다소 급진적으로 제도가 시행되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겠지만, 각 은행들이 BIS 비율이나 유동성 비율을 높이기 위해 이 제도를 적극 이용하도록 지도 해나가겠다. - 모기지론을 끼고 주택을 사고 파는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투기를 더욱 부추길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지금도 은행들이 기업대출에서 출혈을 많이 보고 있다. 기업금융은 전부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가계대출에서도 카드대출 해보니까 왕창 돈을 떼여서 (LG카드 같은)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은행에서 제일 안전한 것은 땅 잡고 집 잡는 대출이다. 지금도 사실상 금융이 과잉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젊은이들은 살 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서 대출을 받고, (주택)투기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투기대책은 아직 시행령이 입법중이라서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법에 보면 6억원 이상 되는 집은 이 제도에서 제외시키고 적정규모·가격을 제약하거나 소득에 대한 월부금 지급능력 등을 감안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 공사의 모기지론이 확대되면 서민들이 일제히 내 집 장만에 나서면서 서울 등의 중소형 아파트 값이 오히려 오를 것이란 전망이 있다. 이는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이라는 정책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될텐데. ▲장기대출을 받아가면서 투기를 할 사람은 없다. 단기 대출은 시장이 개방돼 더 이상 (주택)금융이 투기를 부추길 만한 요인은 없다고 본다. - 모기지론 도입이 주택시장과 채권시장에서의 장기물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제도도입 초기라는 점과 국내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정책변수라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이 점은 어떻게 해결해 나갈 생각인가. ▲그동안 정책도구가 없으니까 투기지역을 지정한다든지 세제를 지원한다든지 하는 정책을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억울하게 손해본 사람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투기수요가 있기도 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은행이 주택자금 유동성에 대한 양적 통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과열시 대출을 타이트하게 하고, 경기가 너무 안 좋을 때는 자금을 공급하는 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 집값의 안정화를 위해 주택금융의 양적 통제를 실시하게 되면 경기상황에 대처하는데도 여러가지 도움을 줄 수 있다. - 일부 은행들이 0.5% 정도로 알려져 있는 판매 수수료가 너무 적다고 불평을 하고 있는데.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단기에 이익을 많이 내야 주주들에게 사랑받으니까 그럴테지만 단기적인 이익만을 고려해서는 안된다. 금융은 리스크를 받아가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하는 것이다. 서로 양보하면 잘 될 것이다. 아직 원가분석을 해보지 못했지만 수수료율은 타협을 해야 할 것이다. -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해 나갈 부분은. ▲공사 설립취지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을 정착시켜 주택금융에 한 획을 긋고 싶다. 은행들과 잘 협조해 `주택금융공사와 모지기거래를 하니까 참 좋구나`하는 이미지를 심어 서로 신뢰를 쌓는게 올해 목표다. - 모기지론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해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중산층 및 서민들에게 안정적인 주택자금을 공급하고 학자금 대출도 장기적으로 갚아나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장기자금 공급의 중추역할을 하는 것이다. - 인력 구성은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주택금융공사 설립기획단은 초기 인원을 250명 정도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신보에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 195명과 건교부 산하의 MBS 발행을 맡고 있는 코모코(KoMoCo) 직원 45명만 합해도 이미 240명선이다.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공사는 고도의 금융기술이 필요한 회사인만큼 많은 인원을 뽑을 필요가 없는 조직이다. 우수한 전문가를 개별적으로 스카웃하는 게 중요하다. 글로벌하게 장기금융 헤징 경험과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뽑을 생각이다. 각 은행의 본점을 대상으로 영업볼륨에 따라 뽑을 생각이다. 전체 인원은 약 300명 정도가 될 것이다. 정 사장 내정자는 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2년 주택은행에 입행, 여신부장, 조사부장, 남부지역본부장, 기업금융본부 부행장을 거쳤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현재 KB부동산신탁 경영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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