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연→강수정→노현정… 그 다음 스타일은?

아나운서, ‘뉴스’와 ‘연예’사이… 그녀들의 정체성 혼란
뉴스는 기자가 직접 전달, 교양프로는 연예인이 장악…
日아나운서들은 공주복·파티복 입고 매년 화보집도
  • 등록 2006-08-25 오전 9:21:01

    수정 2006-08-25 오전 9:21:01

[조선일보 제공] 아나운서의 ‘정체성’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얼음공주’ 노현정 아나운서가 맡고 있던 ‘상상플러스’, ‘스타골든벨’, ‘신(新) TV는 사랑을 싣고’, ‘뉴스광장’의 새로운 진행자가 결정됐다. 새 진행자들은 ‘노현정 아나운서의 후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인터넷 포털에서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전에 없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KBS 2TV ‘연예가중계’는 노현정 아나운서가 결혼 이후 방송을 쉰다는 뉴스를 20분 가까운 시간을 할애해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아나운서의 사전적 정의는 ‘뉴스보도·사회·실황 중계의 방송을 맡아 하는 사람’. 하지만 이미 아나운서는 ‘중계’라는 전통적 역할에서 벗어나 TV카메라가 비추는 주요 대상으로 떠올랐고, 아나운서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도 시작됐다.



노현정 아나운서에 앞서 다른 아나운서들도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거나 담당 프로그램 이외의 일을 맡으며 자기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KBS 강수정 아나운서가 오락 프로그램인 ‘해피 선데이’의 ‘여걸 식스’에 출연하자 ‘아나운서의 연예인화’라는 논란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다. SBS뉴스프로그램인 ‘생방송 모닝 와이드’를 진행하는 김주희 아나운서의 미스 유니버스 대회 참가는 MBC와 SBS 아나운서실 간 논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나운서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은 ‘아나운서로서의 품위있는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얄팍한 방법으로 손쉽게 인기 상승을 노리는 행위’로 보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실제 아나운서들의 변신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우선 아나운서의 변신에 대해 시청자들이 한편으론 이를 즐기면서도 대부분 ‘아나운서가 저래도 돼?’라며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중적 심리를 보인다. 이후 프로그램의 선택에도 제약이 따른다. PD들도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한 ‘스타 아나운서’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상상플러스’는 노현정 아나운서 후임으로 백승주 아나운서를 기용했다. ‘상상플러스’ 이세희 PD는 “백 아나운서는 시청자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데다 자기 색깔을 잘 드러내지 않아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타골든벨’ 이황선 PD도 “이미지가 고정돼 있지 않아 새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진행자가 후임자 선택 기준의 1순위였다”라고 했다.

뉴스는 대부분 기자가 직접 전달하고, 교양프로그램 진행은 가수와 개그맨들이 장악해가는 상황에서 ‘아나운서의 변신’은 영역을 지켜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아나운서들은 주장한다. 아나운서적 면모를 지킴으로써, 연예인으로서의 ‘가치’가 극대화된 ‘노현정 모델’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현정 모델’은 다른 아나운서들에게도 가능한 모델일까?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채지영 책임연구원은 “노현정 아나운서의 경우는 ‘틈새시장’일 뿐 아나운서의 새로운 역할 모델이 되기에 한계가 있다”며 “아나운서 스스로 정체성을 제대로 찾지 못할 경우 ‘교양 있어 보이는 탤런트’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역할 확대를 위해 한 발짝만 ‘연예인’ 쪽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자칫 뜻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가 그렇다. 일본의 모 인터넷서점에서는 ‘○○TV 아나운서 사진집’이 나왔다며 발췌 사진과 함께 설명을 붙여놨다. “올해의 테마는 ‘프린세스(공주)’로, 촬영할 때는 ‘파티에 입고 가는 옷’을 아나운서들이 갖고 있는 옷 중에서 코디했습니다. …물론 올(all) 칼라입니다.”

뉴스 전달자와 연예인의 중간 지점에 끼게 된, 한국의 아나운서 정체성 논란은 이제 시작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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