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위에 벌써?" 빨라진 겨울 '다운' 전쟁

이상기후에 장사 망친 아웃도어 업계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 선판매 돌입
불황타개·경쟁심화..'재고 처리도 동시'
  • 등록 2014-07-23 오전 8:26:58

    수정 2014-07-23 오후 4:24:2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날도 덥고 꿉꿉한 데…너무 이른 거 아닌가요?” 한 여름 백화점 매장에 다운(패딩)재킷이 등장했다. 아웃도어 업체들이 장마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일찌감치 겨울 장사에 돌입해서다.

이례적으로 올 선(先) 판매 기간이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지면서 일부 브랜드 사이에선 지난해 재고 이월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F(구 LG패션)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는 올해 업계 처음으로 다운 제품 선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18일부터 겨울 의류를 20~3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가 지난해 7월30일 첫 선 판매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보름가량 빨라졌다.

LF 관계자는 “선 판매에 나선지 닷새도 안 돼 아직 매출에 큰 영향은 미치지는 않지만 겨울 시장 선점을 위해 선 판매를 서둘렀다”며 “겨울 신상품을 미리 선보여 고객 동향을 살필 수 있고, 물량도 파악하는 등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장 처음 다운제품 판매를 시작했던 코오롱스포츠도 작년보다 나흘 앞당긴 이번 주말(26일)부터 예약판매를 실시한다. 코오롱 측은 “작년에 다운 옷을 너무 많이 만들어 업체마다 재고를 처리하면서 신상품도 같이 팔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LF, 코오롱 등 일부 브랜드는 신제품 판매와 함께 작년 이월 상품에 대한 할인행사도 실시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아웃도어를 표방하는 칸투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운재킷과 다운 바지를 9만원대에 선 판매 중이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웃도는 한 여름에 다운재킷 전쟁이 뜨겁다. 지속되는 불황에다 아웃도어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자, 한겨울 효자상품인 다운 신제품을 미리 내놓고 겨울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코오롱스포츠 지난해 선판매 다운 제품.
아웃도어 A업체 한 관계자는 “다운은 아웃도어 전체 매출의 60~70%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상품인 만큼 한 해 장사의 명운이 달려 있다”며 “전년도 재고 처분도 버거운 실정이지만 바로 옆 매장에서 선 판매를 벌이는 만큼 경쟁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제일모직 빈폴아웃도어와 블랙야크·컬럼비아 측도 서둘러 선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선 판매를 하지 않았던 K2는 올 여름 다운재킷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 작년 8월 중순께 예약 판매에 나섰다면 빠르면 이달 말, 내달 초에 집중적으로 판매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빈폴아웃도어 관계자는 “아직 물량이나 시기는 논의 중에 있지만 예년보다 시기는 당길 것으로 확정됐다”고 귀띔했다. 컬럼비아도 “올해 유독 선 판매가 빨라진 이유 가운데 38년 만에 빨라진 추석도 한몫했다”면서 “추석 대목에 앞서 미리 다운을 선보이려는 업체들이 속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안팎에서는 라푸마 등 일부 아웃도어 업체들이 이례적으로 장마철에 선 판매에 나선 것을 매출 부진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웃도어 다운제품의 선판매는 관례적으로 여름시즌을 마감하는 시점인 8월 중순께나 말부터 시행돼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기대치에 밑도는 다운 판매와 올 여름 마른 장마 탓에 장마 마케팅마저 허탕을 치면서 마음이 급해진 업계가 경쟁적으로 선 판매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어긋난 예측으로 한해 장사를 망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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