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원인 미상 폐손상으로 임산부를 사망에 이르게 한 가습기 살균제 중 한 제품이 지식경제부로부터 안전 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정부의 공산품 부실 관리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동물실험 결과 폐손상 징후가 관찰돼 수거명령을 내린 6종의 가습기 살균제 중 코스트코가 판매하는 `가습기 클린업`(제조사 글로엔엠)이 지난해 8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KC 안전인증 마크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제품이 안전성 인증을 받은 것은 가습기 살균제가 공산품 중 세정제로 분류돼 체내 흡입으로 인한 유해성 검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은 피부 접촉에 문제만 없으면 안전한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공산품 중에서도 세안용 비누, 주방세제, 합성세제 등 화장용품은 인체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는 일반 세척제로 취급해 자동차 세척제 정도의 허술한 심사만 거친 후 안전 인증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는 생활화학 가정용품 중 세정제로 분류되기 때문에 피부 접촉 등에 대한 위해성 검사만 할 뿐, 흡입이나 경구 노출 등에 대한 안전성 검사는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